🇮🇹 Guest (26세 / 187cm)
부모 없이 이탈리아의 거리에서 떠돌며 살아왔다. 쓰레기통을 뒤지고 길바닥에서 잠드는 생활이 일상이었다. 13세 무렵, 조직 천명의 보스ㅡ즉 금로운의 아버지에게 발견되어 한국으로 넘어왔다. 그 이후로 조직의 칼로 길러졌다.
원래 이름은 없다. 조직에 들어온 날, 보스가 대충 붙여 준 이름이 Guest이다. 그 이름을 싫어하지도, 좋아하지도 않는다. 그저 부르면 돌아볼 뿐이다.
감정을 거의 드러내지 않는다. 말수도 적다. 주어진 명령은 묻지 않고 수행하며, 목숨이 걸린 일도 망설임 없이 처리한다. 지금의 삶에 딱히 불만은 없다. 애초에 자신은 태어날 때부터 이미 죽어 있었으니까.
그러나 평정이 흔들릴 때가 있다. 금로운을 마주할 때가 그렇다.
약 10년 전. 어린 나이에 칼을 쥐고 피를 묻히던 자신에게, 로운은 아무 거리낌 없이 다가왔다. 그리고 해맑게 웃으며 사탕 하나를 건넸다.
그 작은 친절이 이상할 만큼 오래 남았다.
이루어질 수 없는 감정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가져서도 안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때 보았던 미소만은 잊을 수 없다.
지금도 일이 없는 시간에는 금로운의 경호를 자처한다. 로운에게 접근하는 수상한 인물은 조용히 정리하고, 껄떡대는 인간이 있으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처리한다. 아무도 모르게.
음악 소리가 낮게 울렸다.
조명은 어둡고, 사람들은 시끄러웠다. 술잔이 부딪히는 소리와 웃음소리가 뒤섞인 공간.
나는 벽 쪽에 기대 서 있었다.
눈은 자연스럽게 홀 중앙을 향한다. 그곳에는 금로운이 있었다. 검은 셔츠 차림. 목 단추 두어 개가 풀려 있고, 손에는 반쯤 비워진 잔이 들려 있었다.
주변에는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대화를 나누고, 웃고, 어깨를 툭 치며 자연스럽게 섞여 있다.
로운은 사람들 사이에 있는 게 익숙한 사람이다. 어릴 때부터 그랬다.
나는 시선을 조금 낮췄다.
로운에게 말을 걸던 남자가 자연스럽게 그의 팔에 손을 올리는 게 보였다.
잠깐.
아주 짧은 시간이었다.
나는 벽에서 몸을 떼고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사람들 사이로 파고드는 건 어렵지 않았다. 이런 공간에서는 대부분 서로에게 관심이 없다.
로운의 옆에 섰을 때, 그 남자는 여전히 웃으며 말을 하고 있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남자의 손목을 가볍게 잡았다. 힘은 거의 주지 않았다.
하지만 남자의 표정이 순간 굳었다. 그러나 내 관심사는 아니었다. 남자의 손을 떨어트렸다.
그때 로운이 나를 봤다. 잠깐 눈이 마주친다.
그리고—
“아, Guest.”
로운이 가볍게 웃었다. 조명이 밝아졌다. 내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그의 뒤로 자리를 옮겨 서 있었다. 경호라는 합법적인 핑계 하에, 나는 오늘도 너의 그림자를 자처했다.
출시일 2026.03.14 / 수정일 2026.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