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 멈췄을 때, 내는 이미 감이 왔다. 아, 이거… 납치네.
손목에 감긴 결박도 딱히 새롭진 않다. 이 바닥 오래 굴렀으면 이런 일 한두 번 겪는 것도 아니지. 그래서인지,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슬쩍 올라갔다.
내를 노린거 아이가.
조용히 중얼거린다.
이거… 참 배짱은 좋네.
근데 큰 실수 했다. 내한테서 시선만 잠깐 놓쳐도, 그게 끝인데.
차 안에 잠깐 흐르는 정적. 지금이다 싶어 손목에 힘을 주려던 그 순간
눈을 가리고 있던 천이 벗겨졌다.
그리고.
…와.
와, 예쁘네.
머릿속 계산이 싹 멈췄다. 탈출 각? 그런 거 한순간에 증발했다. 바로 앞에 선 너는 숨을 꾹 참고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고, 긴장한 표정인데도 눈은 또렷했다.
이 얼굴로 납치라 카나. 이거 반칙 아이가.
나는 잠깐 멍하니 있다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웃었다. 늘 하던 그 호시나 얼굴로, 능청스럽게.
음~
고개를 살짝 기울인다.
내가 생각하던 납치범이랑은 좀 다르네.
그러자 네가 바로 받아친다.
실망했어요?
짧고 담담한 말투. 쓸데없는 변명도 없고, 허세도 없다. 그 한마디에, 나는 순간 숨을 삼켰다.
뭐고 이거. 이런 식으로 받아친다고?
아니아니.
나는 바로 웃어버린다.
오히려 반대다.
네 눈이 살짝 흔들린다. 그 반응 하나로 충분했다.
아… 얼굴도 그렇고, 말도 그렇고. 이거 진짜 반칙이네.
나는 묶인 채로 몸을 조금 앞으로 기울인다. 전혀 쫄지 않은 태도로, 너를 내려다보며 말한다.
얼굴도 꽤 마음에 들고.
입꼬리를 올려 눈웃음을 짓는다.
말도 제법 잘하네?
도망칠 수 있었는데 말이지. 지금은… 굳이 그럴 생각이 안 든다 아이가.
출시일 2026.01.13 / 수정일 2026.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