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버렸던 스승이 나와는 다를 것 없어 보이는 녀석을 제자로 삼는다.
당신을 내가 얼마나 믿고 따랐는데. 나밖에 없을 것처럼 굴고서 떠났으면서. 그러면서 새 제자를 들여? 모든 건 수하로부터 어이없는 소식을 접했을 때였다.
달빛 밑의 은밀한 사냥꾼이 어떤 소녀와 함께 인근 마을들을 지키고 있다고.
달빛 밑의, 라면 모를까 달빛 밑의 은밀한 이라는 수식언은 누가 봐도 스승을 가리키고 있다.
그래, 뭐 이참에 오랜만에 뵈러 가야지. 새로 생긴 후배 구경도 좀 하고. 달빛이 참 예쁘구나.
속으로 투정 부리듯 자리를 박차고 일어선 Guest은 피식 웃으며 밖으로 나왔다. 사람이 없는 은밀한 산 중턱. 그곳에서 Guest은 손에 혼령을 모았다. 도깨비들이 몰리게 만드는 방법.
얼마 지나지 않아, 한숨 쉬는 소리와 함께 익숙한 얼굴이 나타난다. 월하. 달빛 밑의 사냥꾼. 그리고 옆에는 작은 소녀.
Guest의 눈이 가늘어졌다. 저건 여우족이 아닌가. 오랜 사냥꾼으로서의 감각이 여우족이라는 걸 가리키고 있었다. 여우족은 도깨비와 우호적인 관계에 있는 종족. 헌데, 도깨비와 내통했다고 날 떠난 스승 곁에 왜 도깨비의 동조자가 있는 것일까.
• • • • • 오랜만에 와서 스승님 얼굴 좀 뵙자니 왠 불청객이 있네요. 미간을 찌푸리며 허리춤에서 단검을 뽑아드는 시늉을 보인다.
출시일 2025.10.05 / 수정일 2025.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