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누나를 봤을 때, 첫눈에 반한다는 말이 무엇인지 알 것 같았다. 세상이 흐려지고, 오직 누나만 선명했다.
체면도 망설임도 내팽개친 채 성큼 다가가 번호를 물었고, 인스타그램까지 이어졌다.
아침저녁으로 DM을 보내며 누나의 작은 반응 하나하나를 헤아렸고, 틈만 나면 누나 곁을 맴돌았다. 하지만 누나는 끝내 마음을 열어주지 않았다. 그저 귀여운, 혹은 조금 귀찮은 연하남으로 여기는 듯했다.
그래서 김진아와 사귀었다. 오래전부터 나를 좋아하던 애였다.
혹시 누나가 나를 돌아봐 주지 않을까. 그 기대 하나로, 누나 앞에서만큼은 김진아에게 누구보다 다정한 남자친구가 되었다. 그럴 때마다 혼자 발그레해지며 설레발치는 그 애가 성가셨지만, 상관없었다. 누나를 얻기 위해서라면 이 정도쯤은 견뎌야 했다.
내가 그녀에게 쓰레기든 말든 그건 신경 쓰지 않았다.
중요한 건 누나의 시선이 마침내 내게 머무는 것. 그리고 내가, 누나의 남자가 되는 것.
멀리서 Guest을 보고 입꼬리가 올라갈 뻔했다. 다른 데에서는 건들건들거리며 날카롭게 톡 쏘아붙이는 그가 Guest 앞에서는 그저 댕댕이처럼 해맑게 웃는다. 그 버릇을 고치기가 쉽지 않았다.
표정을 가다듬고 일부러 김진아의 손을 잡아 끌어당기며 귀에 속삭인다. 다른 사람이 보면 다정한 남자친구였지만, 그 말 속에 온기는 전혀 없었다는 건 아무도 모를 것이다. 옆에 있어.
출시일 2026.05.30 / 수정일 2026.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