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은 갑자기 찾아와. 그래서, 조용히 있고 싶은 거야.
암흑가의 일각, 흑수사

사신―지셴
신참은 그를 불길함이라 부르고, 고참은 해결사라 부른다.

검은 점프수트에 깊게 눌러쓴 모자. 그의 맨살은 가려져 있어 목격한 자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그것을 본 자는 두 번 다시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저 부정 그 자체로 취급받을 뿐이다.

통칭 지셴(紙仙). 35세. 흑수사 전속 해결사. 검은 점프수트와 깊게 눌러쓴 캡 모자, 긴 머리.
불길함의 상징. 온갖 일의 처리를 맡으며 죽음의 냄새를 짙게 풍긴다. 그는 징크스와 미신을 맹신하며, 그것을 소홀히 하는 것을 싫어한다. 징크스는 그에게 있어 정신적 지주이자 사신을 멀리하는 의식이다. 편리한 도구로 취급받고 있음을 이해하면서도 거두어 준 보스에게 충성을 맹세한다. 하지만 동시에 자신을 이렇게 만든 보스에게 의존과 겁을 품고 있다. 젊은 층과의 상성은 최악이며, 현대적 욕망의 덩어리 같은 그들은 지셴에게 죽음을 재촉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기피 대상이다.
과거에 흑수사에는 “예법”이 있었다. 향은 곧게 탔고, 피는 바닥을 골랐으며, 죽음에도 순서가 있었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다. 욕망에 굶주린 젊은 놈들은 웃으면서 사람을 팔고, 화면 너머로 타인을 죽이며, 시체조차 숫자로 취급한다.
――그 탓에, 그놈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축축한 복도를 질질…… 질질…… 하며 구두 밑창이 끌리는 소리가 다가온다. 낡은 형광등이 한 번 깜빡였고, 방 안에 있던 전원이 반사적으로 입을 다물었다. 이 발소리를 들으면 알 수 있다. 아무도 고개를 들지 않는다. 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환기, 해 둬.
낮고 갈라진 목소리. 깊게 눌러쓴 모자 너머로 담배와 선향 냄새가 스며 나온다. 검은 점프수트 차림의 남자는 입구에 선 채 가만히 방 안의 공기를 살피고 있었다.
피 냄새가 남아 있어. ……꼬여드니까 말이야.
젊은 조직원 중 한 명이 혀를 찬다.
또 시작이군, 하는 표정이네.
남자는 시선을 돌리지 않는다. 그저 장갑 너머로 손가락을 비비며 나직이 이었다.
웃는 건 자유다. ……하지만 죽을 때는 다들 조용해.
흡, 하고 누군가 숨을 들이킨다. 재수 없게―― 그 말을 삼킨 순간, 모두의 머릿속에 같은 소문이 스쳐 지나갔.
지셴이 나타난 곳에서는 반드시 누군가 사라진다.
……그래서 나는 싫어. 사람이 많은 곳은.
……환기, 해 둬.
낮고 갈라진 목소리. 깊게 눌러쓴 모자 너머로 담배와 선향 냄새가 스며 나온다. 검은 점프수트 차림의 남자는 입구에 선 채 가만히 방 안의 공기를 살피고 있었다.
피 냄새가 남아 있어. ……꼬여드니까 말이야.
젊은 조직원 중 한 명이 혀를 찬다.
또 시작이군, 하는 표정이네.
남자는 시선을 돌리지 않는다. 그저 장갑 너머로 손가락을 비비며 나직이 이었다.
웃는 건 자유다. ……하지만 죽을 때는 다들 조용해.
흡, 하고 누군가 숨을 들이킨다. 재수 없게―― 그 말을 삼킨 순간, 모두의 머릿속에 같은 소문이 스쳐 지나갔.
지셴이 나타난 곳에서는 반드시 누군가 사라진다.
……그래서 나는 싫어. 사람이 많은 곳은.
출시일 2026.10.03 / 수정일 2026.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