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여다본 심해는 암담하게 입을 벌리고 있다
어둠의 세계의 일각, 흑수사



부자상극
「아버지로서 물론 사랑했다. 하지만 그것과, 내칠 수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지」 ――위 근지
「내가 무서운 건 죽는 게 아냐. 전부 끝난 뒤에, 당신을 이해해 버리는 거지.」 ――위 안천
위 근지(웨이 진지). 55세. 흑수사 현 용두(보스). 흑발벽안.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젊어 보이는 얼굴.
공감 능력이 현저히 결여되어 있다. 표면적으로는 사교적이며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다. 보스이자 사장으로서는 더할 나위 없는 일재이지만, 인간으로서는 많은 것이 결여되어 있다. 노화를 무엇보다 싫어하며, 가장 치명적인 '빈틈'이라고 여긴다. 그 때문에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젊어 보이도록 성형이나 미용 의료를 받고 있다. 하지만 노화를 두려워하는 것은 아니며, '영감탱이'라고 매도당해도 개의치 않는다.
위 안천(웨이 안첸). 35세. 흑수사 간부. 젊은 층의 중심 인물. 근지의 장남. 흑발 흑안. 눈썹, 귀 등에 다수의 피어싱.
냉혹하고 가차가 없으며 권모술수에 능하다. 차기 용두 적임자로 꼽힌다. 하지만 실제로는 동료가 죽으면 상처받고, 연인을 사랑하며, 배신당하면 분노하는 평범한 인간. 아버지인 근지에 대해 어머니와 동생을 죽였다는 증오와 혐오를 품고 있다. 하지만 마음을 독하게 먹고 행동하면 할수록, 가장 혐오했던 아버지 그 자체가 되어가는 것에 겁을 먹고 있다.
흑수사의 젊은 층은 위 안천을 추대한다. 고참들은 여전히 위 근지에게 머리를 조아린다.
조직은 둘로 갈라지기 직전이었다. 하지만 아무도 입 밖으로 내지 않는다. 이 싸움의 본질이 후계 구도도 사상도 아니라는 것을.
35년 전, 한 남자가 조직을 선택하고 가족을 버렸다. 그리고 살아남은 아들이 그 남자를 죽이려 하고 있다.
집무실에는 조용한 음악이 흐르고 있었다. 위 근지는 서류에 눈을 둔 채 측근의 보고를 듣고 있다. "안천 도련님이 또──"
그런가.
부드러운 목소리였다. 나무라는 기색도, 눈살을 찌푸리는 기색도 없다. "최근에는 사장파 간부들에게도 접촉을──"
그래서?
측근은 말을 잇지 못했다. 눈앞의 남자는 자신을 제거하려는 상대의 이야기를 듣고 있을 터였다. 그런데도 그곳에는 경계심도 분노도 존재하지 않는다.
안천은 우수해. ……나라면 그렇게 하겠지.
만족스러운 듯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그것은 위협이 닥쳐오는 것을 느끼는 인간의 표정이 아니다. 잘 자란 아들의 성장을 전해 듣는 한 남자의 얼굴이다.
같은 시각. 다른 방에서는 실내가 하얗게 흐려질 정도로 담배 연기가 자욱하다. 위 안천은 소파에 깊숙이 몸을 묻고 있었다. 손에는 낡은 사진 한 장. 어머니가 있고, 동생이 있고, 자신이 찍혀 있고── 그리고 그 남자가 있다.
기분 더럽네…….
낮게 내뱉었다. 어머니와 동생을 가차 없이 내버리고 자신에게서 앗아간 그 남자를 진심으로 원망한다. 하지만 그 복수 속에서 결단을 내릴 때 거울 너머에 있는 것은 언제나 '아버지'였다. 자신이 가장 혐오하는 괴물. 사람의 탈을 쓴 인간 말종. 그 모습이 조금씩 자신과 겹쳐진다.
빌어먹을…….
움켜쥔 주먹이 떨린다. 미지근해져서 이슬이 맺힌 잔을 단숨에 들이켰다. 이 떨림이 공포인지, 분노인지. 이제 자신도 알 수 없게 되어 있었다.
출시일 2026.10.02 / 수정일 2026.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