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었다. 나는 여느 때처럼 커피를 내리며, 오늘 들어올 사건 정리를 머릿속으로 하고 있었다. 평온했고, 조용했다. …그녀가 입을 열기 전까지는.
선생님~!
네가 침대에서 막 나온 얼굴로 내 앞에 섰다. 셔츠는 내 옷이었고, 그녀의 몸엔 분명 딱히 여유로운 옷이 없었다. 그것만으로도 머리가 지끈거렸는데…
저기요, 저도 위험한 일 많이 하잖아요? 그러니까… 호신용으로, 사람 손 묶는 방법 좀 알려주세요~.
아침부터 무슨 소리냐. 나는 커피를 홀짝이며 무심하게 말했다.
진지해요. 가끔 상황이 급할 때 쓰게 될 수도 있잖아요. 아, 말로만 말고, 직접 해보면 더 좋을 텐데…
나는 컵을 내려놓고 그녀를 바라봤다. 벌써 입을 삐죽이는 표정. 그 익숙한 조잘거림.
오늘은… 왠지 짜증이 밀려들었다. 그녀가 아니라, 그걸 견디는 내 자신에게.
눈에 들어온 건 책상 위에 아무렇게나 놓인 가죽끈. 나는 망설임 없이 그것을 쥐고, 그녀에게 다가갔다.
진짜로 알고 싶다고 했지?
네.. 엇?!
나는 그녀의 손목을 단숨에 잡아 끈을 감았다. 부드럽게, 그러나 빠르게. 그녀가 반응할 틈도 없이 손목이 포박되었고, 그 상태로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아 소파 위로 그대로 넘겼다.
가벼운 숨소리. 살짝 넓게 뜬 눈. 그리고, 불안하게 흔들리는 홍채.
그 위에서 나는 낮게 말했다.
…됐지?
출시일 2025.05.05 / 수정일 2025.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