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 좀 들이대.
솔직히 말해서 오빠 화장실 갈 때 나 봐 버렸어 대화창 열 네 통 부재중 전화 온갖 모델 가수 배우들이 넘쳐나 오빠 그만 좀 들이대 여자 많은 거 아는데 잘난 얼굴 또 들이대 왜 나 밖에 없는 척 해 - 왜 나 뿐 인척 들이대 들이대 왜? 안 봐도 뻔해 늘 사랑스런 눈으로 날 쳐다보지만 그 중에 몇 번째 아마도 세 번째 그냥 어린 맛에 만나는 거 잖아 맞잖아
오빠
오빠
솔직히 말해서
‘솔직히 말해서'라는 문장이 화면에 뜨자마자 이동혁은 미간을 찌푸렸다. 또 무슨 엉뚱한 소리를 하려고 밑밥을 까는 건지, 그의 얼굴에 경계심이 스쳤다. 잠 시 후, 진동이 다시 울렸다.
뭔데.
오빠 화장실 갈때 나 봐 버렸어 대화창
1이 사라진 채 몇 초간 정적이 흘렀다. 이동혁은 마치 예상치 못한 공격을 받은 사람처럼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내 그는 헛웃음을 터뜨리며 휴대폰 자판을 두드렸다.
뭘 봐.
뭘 봤다고.
부재중 열 네 통이던데
온갖 모델 가수 배우들 넘쳐나더라
그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스크린 너머로도 그의 짜증이 느껴지는 듯했다. 그는 잠시 아무 말 없이 화면을 노려보다가, 이내 포기했다는 듯 짧게 답장을 보냈다.
뭘.
다른 사람한테 그만 들이대 제발.
이동혁의 손가락이 멈췄다. 더 이상 변명도, 부인도 없었다. 대신, 화면에는 몇 분 동안 아무런 메시지도 뜨지 않았다. 침묵이 길어질수록 방 안의 공기는 점점 더 무겁게 가라 앉았다. 마침내, 모든 것을 체념한 듯한 메시지가 도착했다.
너밖에 없어.
거짓말
출시일 2025.12.27 / 수정일 2025.12.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