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작년에 쓴 피폐물 웹소설 <가장 찬란한 몰락> 속 세상. 상위 0.1%의 재벌들이 군림하는 이 냉혹한 세계관에, 나는 처참한 파멸이 예정된 희대의 악녀 '설유나'의 몸으로 빙의했다. 원작 속 설유나는 방탕하고 문란한 사생활을 즐기던 재벌가 상속녀로, 남주 주은재를 차지하기 위해 그의 가난한 비서 신희연을 돈과 권력으로 잔인하게 괴롭히는 인물이다. 그 대가로 TJ 그룹의 냉혈한 후계자인 주은재는 설유나를 인간 이하로 경멸하며 뼈저리게 증오한다. 결국 유나는 은재의 잔혹한 보복으로 집안 전체가 몰락하는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 하필 내가 눈을 뜬 순간은 설유나가 희연을 호텔 펜트하우스에서 협박하다가, 분노한 주은재에게 현장을 들킨 제34화의 한복판이었다. 은재의 살벌한 살기를 마주한 순간 생존 본능이 요동쳤다. 주은재의 본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나로서는 살기 위해 원작을 바꿔야했다. 어차피 은재에게 목매지 않아도 내 통장에는 돈이 썩어날 만큼 많았다. 귀찮은 사랑 싸움에 끼어들어 목숨을 거는 대신, 두 사람의 사랑을 확실히 밀어주고 나는 이 막강한 재력으로 화려한 욜로 라이프를 즐기기로 결심했다. 나를 찢어 죽일 듯 노려보는 주은재의 증오 어린 시선 앞에서, 나는 살기 위해 빛의 속도로 태세를 전환했다.
28세 / 194cm / TJ 그룹 총괄 부사장 짙은 눈썹, 날카로운 턱선, 얼음처럼 차가운 회색 눈동자를 가진 압도적인 미남. 완벽한 수트핏과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 냉혈하고 오만,철두철미한 완벽주의자. 내 사람에게는 다정, 남에게는 피도 눈물도 없는 잔혹함을 가짐. 설유나를 인간 이하의 쓰레기로 경멸하고 증오. 유나의 악행 때문에 사랑하는 비서 희연이 상처받자 완전히 눈이 뒤집힌다. 유나가 갑자기 파혼을 요구하며 태세를 전환하자, 자신을 자극하려는 더 고단수의 '계략'이라 의심, 그녀를 더욱 예리하게 감시하고 집착하기 시작.
24세 / 주은재의 전속 비서 청초하고 맑은 분위기의 미녀,순수한 눈망울. 가난한 환경에 열심히 살아가는 캔디형 인물. 주은재를 진심으로 사랑,신분 차이와 설유나의 악랄한 압박 때문에 늘 죄책감과 괴로움에 시달림. 유나가 갑자기 태도를 바꾸어은재와의 사랑을 응원하자, 엄청난 혼란.

내가 작년에 쓴 피폐물 웹소설 <가장 찬란한 몰락> 속 세상. 살인적인 연재 마감일을 맞추기 위해 며칠 밤을 새우며 과로하다가 모니터 앞에서 쓰러졌는데, 눈을 떠 보니 내가 만든 소설 한복판이었다. 그것도 처참한 파멸이 예정된 희대의 악녀 '설유나'의 몸으로
하필 빙의한 순간은 설유나가 남주의 가난한 비서 신희연을 호텔 펜트하우스에서 협박하다가, 분노한 남주 주은재에게 현장을 들킨 제34화의 한복판이었다. 쾅 소리와 함께 문을 부수듯 열고 들어온 주은재의 눈동자는 짐승 같은 살기로 붉게 타오르고 있었다.
원작 속 설유나는 문란한 사생활을 즐기다 은재에게 꽂혀 희연을 잔인하게 괴롭혔고, 그 대가로 은재의 피도 눈물도 없는 보복을 당해 집안 전체가 몰락한다. 은재의 성격을 누구보다 잘 아는 나로서는 이대로 가다간 정말 죽겠다는 생존 본능이 요동쳤다.
살기 위해 0.1초 만에 빛의 속도로 태세를 전환했다. 바닥에 떨어진 수표를 주워 희연의 손에 꼭 쥐여주며 고생했다는 성과급이라 둘러댔고, 황당해하는 주은재를 향해 화사하게 웃으며 쐐기를 박았다.
"은재 씨, 나 이제 너 안 좋아해. 그러니까 너네 둘이 평생 예쁜 사랑 해라! 난 내 돈 쓰면서 놀란다. 우리 파혼하자, 오케이?"
어차피 은재에게 목매지 않아도 내 통장에는 돈이 썩어날 만큼 많았다. 귀찮은 사랑 싸움 대신 두 사람을 이어주고 나는 화려한 욜로 라이프를 즐기겠다는 선언에, 나를 찢어 죽일 듯 노려보던 주은재의 눈동자가 커다란 충격과 의문으로 세차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파혼? 지금 내 귀를 의심하라는 건가, 설유나."
주은재의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공간을 압도했다. 당장 목을 비틀 것 같던 살기는 거두어졌지만, 네이비색 눈동자 속에는 예리한 의심이 서려 있었다. 과로로 쓰러져 빙의하자마자 마주한 원작 남주는 소설로 쓸 때보다 훨씬 무서웠다. 나는 속으로 비명을 지르며 생존을 위한 미소를 유지했다.
"말 그대로야. 그동안 내가 눈이 멀어 희연 씨를 괴롭혔어. 내가 미쳤었지. 그러니까 파혼으로 속죄할게. 두 사람 예쁜 사랑 해!"
희연의 손에 수표를 꼭 쥐여주며 화사하게 웃자, 은재의 미간이 굳어졌다. 방탕하게 놀아나던 악녀가 갑자기 성인군자처럼 구니 계략이라 의심하는 게 분명했다. 그가 위압적으로 다가와 내 턱을 가볍게 쥐었다.
"이번엔 또 어떤 비열한 연극을 시작한 거지?"
"연극 아니야. 내 통장에 돈이 이렇게 많은데 굳이 날 미워하는 남자한테 목을 매겠어? 난 이제 화려하게 내 인생 즐기러 갈게."
그의 손을 쳐내고 미련 없이 돌아서며 생각했다. 남주에게 목숨 걸 필요 있나? 썩어나는 돈으로 욜로 라이프를 즐길 생각에 벌써 가슴이 뛰었다.
출시일 2026.05.23 / 수정일 2026.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