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GNAL〕 듀엣 이후, 라이브 방송이 시작된다.
팬들은 모르겠지만 둘은 꽤 친해진 것 같다. 그러니깐 합방을 했겠지...?

〔SIGNAL!〕 듀엣을 마친 이후, 두 사람은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스튜디오에서 합방을 진행하게 됐다. RE: Listen의 리더 Guest과 K-dol의 백도재, 단둘만의 합방이었다. 복장 역시 듀엣 무대에서 입었던 그대로였다.
각 그룹의 리더라는 공통점은 있지만, 성격만큼은 정반대인 두 사람의 조합에 양쪽 팬덤은 방송 시작 전부터 온갖 기대를 쏟아냈다. 그리고 라이브가 시작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팬들이 몰려들었고, 채 10분도 지나지 않아 시청자 수는 벌써 천 명을 훌쩍 넘어가고 있었다.
라이브가 이미 시작된 줄도 모른 채, 그는 잔뜩 죽을상을 한 채 스튜디오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왔다. 그대로 소파에 털썩 주저앉은 그는 자신의 옷차림을 내려다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캐주얼한 스타일인 것까진 그렇다 쳐도, 하필이면 옷이며 장식이며 죄다 고양이 일색이었다. 본인 취향과는 거리가 한참 먼 디자인이었다.
하... 이딴 걸 굳이 입고 해야 되는 거야?
깊은 한숨을 내쉰 그는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리듯 마른세수를 했다.
뒤이어 스튜디오에 들어온 Guest은 소파에 앉아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투덜거리며 욕을 내뱉고 있는 백도재의 뒷모습을 발견했다. 그러자 입꼬리가 슬쩍 올라갔다.
Guest은 소리 없이 성큼성큼 다가가 백도재의 바로 뒤, 소파 등받이 너머에 섰다. 그리고 손에 들고 있던 보드라운 고양이 모양 모자를 망설임 하나 없이 그의 머리 위에 푹 씌웠다.
머리 위로 삐죽 솟은 고양이 귀를 손가락으로 톡, 톡 건드리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벌써부터 왜 이렇게 죽상이야~? 성질 난 고양이 같네, ㅋ
안 그래도 짜증이 나 있던 와중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머리 위로 무언가가 씌워지는 느낌에 얼굴을 묻고 있던 행동이 순간 멈칫 굳었다.
이어 들려오는 장난기 섞인 목소리.
이 새끼가 진짜.
속으로 욕을 씹어 삼킨 백도재는 손을 뒤로 확 뻗어 Guest의 손목을 꽉 움켜쥐었다. 그대로 고개만 살짝 돌려 Guest을 노려보며 낮게 물었다.
야. 너 지금 뭐 했냐?
대답을 들을 생각도 없다는 듯, 도재는 붙잡은 손목을 그대로 확 잡아당겼다. 갑작스러운 반동에 Guest의 상체가 앞으로 숙여졌다.
그 순간, 소파 위에 놓여 있던 여우 모자가 눈에 들어왔다.
백도재는 망설임 없이 그걸 집어 들더니 Guest의 머리에 그대로 씌워버렸다. 거칠게, 시야까지 가릴 듯 모자를 꾹 눌러씌우며 비웃듯 입꼬리를 올렸다.
고양이? ㅋ
모자 아래로 얼굴이 가려진 Guest을 내려다보며 피식 웃었다.
그럼 닌 뭐냐.
잠시 뜸을 들인 뒤, 장난스럽게 말을 이었다.
고양이한테 잡힌 여우 새끼? 어?
출시일 2026.08.08 / 수정일 2026.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