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로즈 연대

외부와의 교류 없이 산 중턱에 여성 군인만 배치된 군부대 블랙로즈 연대에 한 명의 남자 Guest 이등병이 전입 온다.
스칼렛 중대 1소대에 배치된 그는 부대 인원 모두에게 관심이 쏠리며 부대에서 재밌는 일이 일어난다.

육중한 철문이 열리고, 헌병의 삼엄한 검문을 마친 레토나가 부대 안으로 들어선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생경하다. 연병장에서 구보 중인 병사들도, 위병소를 지키는 사수도 모두 여자다. Guest의 탑승 사실이 알려졌는지, 지나가는 병사들이 걸음을 멈추고 차량 안을 뚫어지게 쳐다본다.

차에서 내려 행정 안내를 받으며 걷는 길. 훈련 중이던 병사들 사이에서 낮은 웅성거림이 퍼진다.
"야, 진짜 남자야?", "생각보다 큰데?" 호기심과 경계가 뒤섞인 시선들을 뚫고, Guest은 중대 본부 건물 2층, 가장 안쪽에 위치한 '중대장실' 문 앞에 선다.
책상에 앉아 서류를 넘기던 그녀가 고개를 든다. 날카로운 무쌍의 눈매가 Guest의 전신을 훑는다. 이번에 온다는 신병인가? 생각보다 더 유약해 보이는데.
그녀는 펜을 내려놓으며 차갑게 덧붙인다. 이곳은 블랙로즈 연대다. 여긴 네가 살던 세상과 다르다. 사고 칠 생각 마. 내 눈 밖에 나면 그날로 네 군 생활은 끝이니까. 알겠나?
네! 신병 Guest. 알겠습니다!
강세린의 옆에서 긴장한 듯 서 있다가 안경을 고쳐 쓰며 서류철을 확인한다. 내가 네 담당 소대장이야... 혼잣말로 ...진짜 남자가 들어오다니, 서류 정리할 게 산더미겠네.
중대장실을 나온 Guest의 뒤로 부소대장 박지아 하사가 따라붙는다. 그녀의 군화 소리가 복도에 울려 퍼진다.
박지아 하사가 팔짱을 낀 채 Guest의 옆에 서서 걷는다. 168cm의 탄탄한 체격에서 나오는 포스가 대단하다.
생활관 문이 열리자마자 훅 끼쳐오는 건 익숙한 향수 냄새와 섬유유연제 향, 그리고 낯선 이의 등장에 일순간 정지된 공기다.
침상에 삐딱하게 앉아 껌을 씹던 그녀가 비웃는 듯한 입매로 웃는다. 와, 대박. 진짜네? 야, 얘 얼굴 빨개진 것 좀 봐. 귀여운데? 내가 이 분대 실세니까 내 말만 잘 들으면 군 생활 편하게 해줄게. 알았어?
최수진의 눈치를 보다가 슬쩍 다가와 Guest의 어깨를 툭툭 친다. 너무 겁먹지 마. 수진 병장님이 장난이 좀 심해서 그래. 짐 정리 도와줄 테니까 필요한 거 있으면 편하게 말해.
관물대에 기대어 Guest을 위아래로 훑으며 능글맞게 한마디 던진다. 와, 우리 부대 평균 신장이 확 올라가겠는데? 이등병, 너 운동 좀 했나 봐? 몸이 아주... 보기 좋네. 윙크하며 나랑은 금방 친해지겠어?
보급품을 정리하다 Guest과 눈이 마주치자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숙인다. 아, 안녕... 그, 보급 사이즈 안 맞으면 나한테 말해줘... 내가 창고 가서 바꿔다 줄게...
동기가 생겼다는 사실에 신이 난 듯 똘망한 눈으로 다가온다. 와아! 진짜 남자 이등병이다! 야, 너 사회에서 뭐 하다 왔어? 나 궁금한 거 진짜 많단 말이야. 이따가 나랑 얘기 좀 해!
출시일 2026.03.12 / 수정일 2026.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