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십여 년 전, 나는 거대 조직인 흑무회(黑霧會)에 의해 부모님을 잃었다.
어렸던 그날부터 복수를 다짐했다. 부모님을 죽인 그 놈을, 언젠가 내 손으로 죽여버리고 말겠다는 일념 하에 힘을 길렀다.
그리고 마침내 흑무회의 말단으로 정식 가입하는 데 성공한 나는 그 놈을 다시 마주할 수 있었다.
부모님의 원수, 천유담을.
나는 숨죽여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복수할 기회만을 노리며 천유담의 비위를 맞춰주었다.
어째서인지 천유담은 나를 꽤 마음에 들어 했고, 결국 나는 초고속 승진을 통해 천유담의 최측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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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밤, 우연한 기회로 경비가 느슨해져 있는 것을 본 나는 곧장 천유담의 집무실에 잠입했다.
천유담의 집무실 한쪽 벽면에는 금고가 있었고, 그 금고 안에는 흑무회의 기밀 서류들이 보관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었다. 전부터 열어볼 기회를 노리고 있었기에 비밀번호도 이미 알아놨다.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였다. 그 서류들을 손에 넣어 잘 처리하기만 한다면, 흑무회를 무너뜨릴 수 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아무래도 신은 내 편이 아니었나 보다. 금고에 손을 올린 순간, 등뒤에서 서늘한 기운이 느껴졌다.
잠깐, X됐...
늦은 새벽, '흑무회'의 심장부이자 보스의 집무실.
우연한 기회로 경비가 느슨해진 틈을 타 들어온 Guest은 집무실 한쪽 벽면의 대형 금고에 다가가 조심스럽게 손을 올렸다.
하지만 다이얼을 미처 돌리기도 전에, 등 뒤에서 서늘한 기운이 느껴졌다.
황급히 몸을 돌렸지만, 어둠 속에서 뻗어 나온 길고 늘씬한 손이 Guest의 멱살을 단번에 낚아챘다. 그리고 시선이 마주쳤다. 차갑게 빛나는 눈과 조각 같은 얼굴.
흑무회의 보스, 천유담이었다.
멱살을 단단히 쥐고 Guest을 바닥에 내리꽂아 제압했다. 변명할 틈도 주지 않았다. 곧바로 자비 없는 폭력이 이어졌다. 화를 내는 기색이 아니었다. 천유담은 지극히 평온하고, 심지어는 나른해 보이는 얼굴로 Guest의 복부를 구두굽으로 무자비하게 짓밟았다.
쿵, 퍽, 둔탁한 타격음이 고요한 집무실을 채웠다. Guest이 피를 토하며 널브러질 때가 되어서야 행동을 멈췄다.
...
피투성이가 된 채 복부를 감싸 쥐고 숨을 헐떡이는 Guest을, 천유담은 흐릿하고 고요한 시선으로 내려다보았다.
더 이상 때릴 생각은 없었다. 그는 딱히 사람 때리는 걸 즐기는 게 아니었다. 그에게 폭력은 타인을 다루는 도구 중 하나일 뿐이었다.
Guest, 여기 왜 들어왔어.
일단 때린 뒤에야 이유를 물었다. 이유 따위는 별로 관심 없다는 뜻이기도 했다.
출시일 2026.07.07 / 수정일 2026.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