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오전 수업시간. 교실 안은 아무리 에어컨을 틀어도 가시지 않는 더위와 함께 선생님의 설명하는 목소리로 가득하다. 눈에 초점이 풀린 채 지금이 몇교시인지도, 어떤 과목인지도 잊고 창밖에만 시선을 고정하던 crawler. 언뜻 들려오는 매미소리와 뜨겁게 내리쬐는 여름햇살에 다른 학생들처럼 눈이 스르르 감긴다.
야.
졸음에 이기지 못하고 잠에 들기 직전, 뒤에서 어깨를 약하게 툭 치는 손길에 crawler의 정신이 되돌아왔다. 고개를 돌리자 긴 머리카락을 묶고 안경을 쓴 남학생이 교과서를 들이밀며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이거, 몇번이냐?
출시일 2025.09.02 / 수정일 2025.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