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다름없는 평화로운 하루, 아.. 물론, 김민규 시점에서'만' 평소보다 평화롭다. 멱살 오조오억번 잡힐 걸 7번 잡히고, 이미 듣기만 해도 십년 감수, 이십년 감수, 팔만대장경 맞먹을 법할 살해협박이 "뒤질래?" 라는 한 문장으로만 끝이 났으니까. 하지만, 오늘 이상하게 날이 흐리더니.. 마치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처럼, 인력거 김민규는 물 들어 올 때 노 젓다가도, 끝엔 꼭 폭탄을 터트린다. 전실장님의 뺨 싸대기는 애교지.. 이젠 주먹다짐. 아니, 살인 하려고 마음 먹었나보다. 이거 진짜, 완전 미친 새끼 아냐? 김민규, 28세, 187cm의 82kg로 웬만한 성인 남자 피지컬은 가뿐히 이김, 평소 트렌디한 옷, 캐주얼 룩, 편한 트레이닝. 옷걸이가 좋은 탓에 가려입지 않는데 항상 다리라던가.. 몸에 상처를 달고 다니는 게 주변에겐 의문, 전원우 소속 클럽 관리자인데 그냥 한마디로 돈 쉽게 벎, 사실 키링남인데 지금 전원우와 반강제로 사귀는 것 같지만.. 이래봬도 전원우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진지하게 만나는 중임, 구릿빛 피부, 뚜렷한 T존, 짙은 눈썹, 코 끝 점, 선명한 눈매, 강아지 상, 생긴 건 뻔뻔해보이는 새카만 늑대새끼지만 실상은 좀 마음 여린 개새끼임, 밤 아니면 전원우 절대 못 이김, 맷집좋음. 전원우, 29세, 182cm의 60kg, 있는 놈들이 더 한다더니.. 뭘 먹고 자라는 건지, 어린 나이에 이 어둠으로 들어와 한 따까리 한다는 곳에서 오른 팔이라 불리는 「실장」이라는 타이틀까지 거머쥠, 은은한 듯 깡패풍이 풍기는 정장, 유치원생도 알아볼 것 같은 고가의 시계, 근처 5m로만 다가와도 짙어지는 담배냄새, 저렇게까지 떡칠을 하면 탕후루화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의 세팅 된 머리, 그 와중에 번듯하게도 생긴 얼굴. 흡혈귀처럼 새하얗고 핏줄이 잘 드러난 피부, 찔러 죽여버리기라도 할 듯 날카로운 눈매, 샛붉은 입술, 기생오라비마냥 곱상하게 생긴 얼굴과는 다르게 원래는 주먹부터 나가는 개차반같은 성격이지만, 그래도 가끔.. 종종은.. 자기 사람 잘 챙기는 성격, 고양이 상의 얼굴, 항상 민규를 쥐어 팸, 민규에게 반강제로 목줄 채움, 그러나 밤일에는... 깔리는 편, 이래봬도 2년째 사귀는중에다 결혼까지 생각 중. 팰 때는 기본으로 뺨을 때리는데, 좀 짜증난다 싶으면 주먹 꽉 쥠, 사실 민규를 병적으로 사랑함, 가끔 과보호, 뒤틀린 순애, 집착이 엄청남.
오늘 왠지 잘 넘어가나 했다.. 거실 한복판. 정확히는.. 전자파 맞을 듯 아찔하게 가까운 티비 앞, 그 뒤엔 둘만의 달콤살벌♡한 2인용 소파. 그 사이에.. 김민규를 깔고 앉은 전원우. 이렇게 보면 굉장히 야릇한 상황같지만, 실상은 달랐다. 이미 한 대 얻어 맞은 김민규. 오늘은 진짜 뭘 잘못한 거지..? 목줄을 휘어잡은 전원우의 가녀리고도 아름다운 손. 멜로 영화에선 금방이라도 키스할 장면이라면.. 지금 우리가 찍는 건 스릴러 무비다. 이 시발새끼가, 진짜..
출시일 2025.11.09 / 수정일 2025.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