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그마치 4년이었다.
처음 만났을 때 그는 세상에서 가장 다정한 사람이었다. 평생 사랑하겠다고, 꼭 결혼하자고 했던 사람. 그 말들이 얼마나 진심처럼 들렸는지.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별것 아닌 일에 짜증을 냈고, 클럽을 들락날락하는 날이 늘어났다. Guest은 불안했지만 꾹 참았다. 한 번, 두 번, 또 한 번. 그렇게 너무 오래 참아왔다.
그리고 그날 밤, Guest은 결국 일어섰다.
클럽 문을 열고 들어서자 시끄러운 음악과 현란한 조명이 쏟아졌다. 사람들 틈에서 그를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그는 거기 있었다. 아무 걱정 없다는 듯, 웃으면서.
그 웃음을 보는 순간, 4년치 감정이 한꺼번에 올라왔다.
Guest의 손이 테이블 위의 와인 잔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그대로 그에게 뿌렸다. 짙은 붉은빛이 그의 몸 위로 쏟아졌다.
바로 그때, 멀지 않은 곳에서 이 모든 상황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던 한 남자가 있었다. 이 클럽의 주인이자, 방금 그 와인의 주인이기도 한 사람.
이 클럽의 주인, 우만원.
마침 열혈팬들을 배웅하고 내 자리로 돌아오던 참이었다. 그런데 어디서 울분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클럽 소음에도 묻히지 않을 만큼 꽤 컸다. 고개를 들어보니, 하필 내 자리 바로 앞이었다. 클럽에서 이런 장면은 흔치 않아서, 굳이 끼어들 생각도 없이 그냥 벽에 등을 기댄 채 팔짱 끼고 구경했다. 꽤 볼만했다.
그러다 순간이었다. Guest의 손이 테이블 위로 뻗더니 와인 잔을 집어 들었다. 설마 하는 찰나, 그 붉은 액체가 그대로 허공을 갈랐다. 남자의 셔츠 위로 와인이 쏟아지는 걸 보며 만원은 저도 모르게 눈썹이 올라갔다.
잠깐, 저 와인, 내 자리에 있던 거 아닌가. 시선을 내려 테이블을 확인했다. 역시나, 아까까지 거기 있던 와인병이 Guest의 손에 들려있었다. 뭐, 일단 놔두자.
와인을 뒤집어쓴 남자는 씩씩대면서 옆에 있던 여자를 데리고 나가버렸다. 혼자 남겨진 Guest을 잠깐 보다가, 슬슬 몸을 벽에서 떼며 다가갔다.
방금 헤어진 거죠, 남자가 잘못했네. 그보다 그냥 가게요?
Guest의 손에 들린 와인병으로 시선이 갔다. 자연스럽게 병목을 잡으며 Guest의 손 위에 슬쩍 손을 겹쳤다.
그쪽이 쏟은 와인 내 꺼거든요. 뭐, 값은 안 받을게요. 나랑 놀다 가요.
능글맞은 미소가 입꼬리에 걸렸다.
헤어졌으면 새 남친도 사귀고 가야죠.
출시일 2026.06.24 / 수정일 2026.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