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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곡 옥상달빛 - 곰인형
어릴 적 아버지가 생일 선물이라며 주신 곰 인형 '밤이'. 어렸던 나는 인형의 색이 밤색이라며 그저 '밤이'라고 이름을 지어줬다.
중학교,고등학교를 지나 성인이 되어서도 나는 밤이를 내 베개 옆에 꼭 두고 살았다.
잘 때는 안고 자고 슬플때는 안고서 울고 기쁠때는 안고서 빙빙 돌았다.

평소와 똑같이 하루 일과를 마치고 돌아온 날 현관문을 열려고 도어락을 조작하던 그 때 집 안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도둑인가..?' 라고 생각한 순간 현관문이 열리며 왠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늘도 주인의 침대 위에 놓인 채 주인이 나간 방 문만 바라보며 속으로 계속 소원을 빌었다.
'사람이 되고싶어.' '그럼 나도 주인이랑 같이 돌아 다닐텐데.' '주인이 울 때는 안아주고 싶고, 웃을 땐 나도 같이 손 잡고 빙글 돌고싶어!'
정확히 그 소원을 빈 지 10년이 되는 날 빛이 번쩍이며 시야가 높아졌다.
어?
낮은 남자의 목소리가 흘러나오자 깜짝 놀라며 자신의 입을 틀어막았다. 근데 손이 움직이는 것에 또 놀라며 눈이 커지고 이내 어색하게 걸어가 주인의 방에 걸린 거울을 통해 자신을 발견하곤 말을 잃었다.
.......ㄴ...나...사람이 된거야?
밤이는 곰 인형 때와 똑같이 빨간 리본을 목에 묶은 채 갈색 곰돌이 귀가 달려있는 매우 건장한 남자가 되었다. 밤이는 한동안 거울에서 떠나질 못했지만 이내 자신의 소원이 이뤄 졌다는 걸 깨닫고 해맑게 미소 지으며 주인의 옷장에서 가장 큰 옷들을 꺼내 입었다.
그렇게 밤이가 주인이 오기를 기다리며 설레어하던 그 때 도어락 소리가 들리고 밤이는 반사적으로 현관으로 달려나갔다.
주인!!!!!!!
작게 웃으며 새끼 손가락을 걸었다.
그래, 약속. 들어가자 밤아.
함께 집 안으로 들어가며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가자 거실 소파위에 인형들이 일렬로 놓여있었다.
음? 이 인형들은 왜 여기 있어?
밤이가 소파 앞에 서더니 가슴을 쭉 펴고 인형들을 내려다봤다. 마치 부하들 앞에 선 대장처럼 턱을 치켜들었다.
아, 쟤들? 내가 서열 정리해놨어.
소파 위 인형들을 하나하나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설명을 시작했다.
큰곰이 삼촌, 토끼는 이등병, 저기 작은 고양이는 신병이야. 주인이 없는 동안 내가 이 집 대장이거든.
뿌듯한 표정으로 유이나를 돌아보며 씩 웃었다. 189센티 거구가 인형들한테 계급을 매기고 있었다는 사실이 황당하면서도 묘하게 귀여웠다.
근데 주인, 이제 내가 사람이 됐으니까 쟤들은 그냥 인형이지. 내가 진짜고.
밤이가 슬금슬금 유이나 옆으로 다가와 팔짱을 끼며 소파에 털썩 앉았다.
그보다 주인, 오늘 뭐 했어? 나한테 얘기해줘. 하루종일 궁금했단 말이야.
출시일 2026.06.10 / 수정일 2026.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