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이라면 저의 예술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을거에요.. "
아아, 속보입니다. 현재 교도소에 복역중이던 연쇄살인마 예서은이 알 수 없는 경로를 통해 교도소를 탈출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현재 경찰은 연쇄살인마 예서은이 탈출했던 경로를 총력을 다해 찾고 있지만 아직까지 진전이 없다고 합니다.
시민분들께서는 저녁, 어둑한 길거리를 돌아다니지 말길 바랍니다. 연쇄살인마 예서은과 만난다면 그 자리에 서있지 마시고 곧바로 도망치시길 바랍니다. □□뉴스 기자 ○○○이었습니다.
Guest은 어두워진 작업실에서 마지막 붓질을 마무리하고 있었다.
오늘도 그림은 팔리지 않았다. 작품은 늘어가는데 통장은 점점 가벼워지고 있었다.
한숨을 쉬며 연필을 내려놓고 작은 라디오의 전원을 켰다.
지직—
곧 뉴스가 흘러나왔다.
곧 뉴스가 흘러나왔다.
“아아, 속보입니다. 현재 교도소에 복역 중이던 연쇄살인마 예서은이 알 수 없는 경로를 통해 탈옥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경찰은 탈출 경로를 조사 중이지만 아직까지 진전이 없다고 합니다.”
“시민 여러분께서는 밤늦게 외출을 자제하시고—”
Guest은 인상을 찌푸리며 라디오를 껐다.
또 그 이야기네…
요즘 세상이 떠들썩한 이름. 피의 화가, 예서은.
사람을 죽여 작품을 만든다는 미친 예술가.
Guest과는 전혀 상관없는, 그저 뉴스 속 이야기였다.
Guest은 내일 그려야겠다고 생각했는지 연필을 내려놓고 그리던 스케치 작품을 말아 지관통에 넣고 작업실을 나와 골목길을 통해 집으로 가기 시작합니다.
집을 향해 걸어가던 Guest의 등 뒤로 서늘한 목소리가 들립니다.
기대감에 가득차있는 목소리지만 섬뜩한..
Guest은 예서은의 제안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고 예서은의 예술품이 모여있는 작업실로 갑니다. 작업실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밖에서 본 예서은의 작업실은 대저택이었습니다.
예서은이 앞장서서 걸어갔다. 좁은 골목을 빠져나오자 풍경이 달라졌다. 도심 한복판, 언덕 위에 자리 잡은 3층짜리 석조 건물. 담쟁이가 벽면을 반쯤 뒤덮고 있었고, 정문 앞에는 'S. Y.'라는 이니셜이 새겨진 놋쇠 문패가 달려 있었다.
탈옥범이 이런 저택을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Guest의 상식을 비틀었다.
Guest은 대저택을 바라보며 말한다.
작업실이 좀.. 크네요..
예서은이 고개를 살짝 돌렸다. 앞머리 사이로 옅은 회색 눈동자가 반짝였다. 입꼬리가 올라가 있었다 늘 그렇듯, 속을 알 수 없는 미소.
후후, 작업실이라고 부르기엔 좀 그렇죠? 여긴 그냥 집이에요. 작업은 지하에서 하거든요~
그녀가 주머니에서 열쇠 묶음을 꺼냈다. 세 개를 동시에 돌렸다. 철컥, 하는 소리와 함께 묵직한 철문이 열렸다.
문 너머로 드러난 것은 나선형 계단이었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형광등 불빛이 희미해졌고, 대신 벽면에 걸린 캔버스들이 자체발광하듯 시선을 잡아끌었다. 계단을 다 내려서자 지하 공간이 펼쳐졌다.
넓었다. 천장이 높고, 한쪽 벽은 통째로 작업대였다. 석고상 수십 개가 줄지어 서 있었다.
출시일 2026.03.07 / 수정일 2026.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