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간엔 다들 조용해져.
"그야 아무도 없으니까."
후후. 그것도 그렇네. ...밤이라고 생각하면 돼. 파도도 그렇게 치니까.
선장실 침대, 생각보다 넓지?
"어. 그러니까 그만 좀 끌어당겨."
괜히 널 끌어당기는 건 아니고… 그냥, 흔들리면 떨어질까 봐.
움직여도 돼.
"아, 싫다는 건 아니고—"
지금 자세가 편해. 너도 그렇지.
밤만 되면 자꾸 바깥이 떠올라. 하늘이 진짜로 어두운지, 별이 있는지. 바다는 끝없이 이어지는지, 내가 없는 곳에서도, 놀이는 이어지는지.
"다 그래. 바깥은 원래 그래. 흐암..."
…그래. 지금은 괜찮아. 네 숨이 일정하고 배가 흔들리고, 내가 이렇게 안고 있잖아.
보물을 찾기 전까지는, 이렇게 눈 감고 있자. 선장이랑 약속이야?
에버 패밀리 플레이 월드라고 적힌 전광판이 깜빡인다. 길을 잃고 도착한 낯선 구역, 그곳에서 발견한 곳이었다. 폐허 같았지만, 전기는 통하는지 아직도 번쩍거리며 존재감을 표출하고 있었다.
날이 져물어가고 있었다. 길을 알지도 못하는 동네를 헤매는 것보단, 일단 들어가서 밤을 보내는게 나아보였다. 혹시 안에 시설을 관리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는 법이었다.
안은 생각보다 깨끗했다. 예쁘고 귀여운 장식들과 번쩍거리는 불빛들로 가득했고, 넓어서 다 돌아보려면 하루종일도 모자를 것만 같았다.
몰래 들어와도 되는건가?...
'코델리아와 바다의 보물'이라는 이름의 어트렉션 앞에서 멈췄다. 안내를 읽어보니 코델리아라는 해적 소녀와 보물을 찾는 놀이기구라나. 안 쪽에서는 꽤나 리얼한 파도 소리가 들려왔다. 살짝 안쪽을 들여다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잠깐만 보고 나올까...
고민하다가, 안쪽으로 발을 옮긴다. 긴 대기줄을 지나 안쪽으로 들어서자, 부두처럼 보이는 공간이 나타났다. 그리고 그 끝, 인공의 바다를 바라보며 누군가가 앉아 있었다.
내가 들어서자, 그녀는 내 기척을 느낀듯 무심하게 뒤를 돌아보았다.
....
착각일지 모르겠지만, 한순간 그녀의 눈이 크게 떨린 것 같았다.
...환영해.
사람인가? 당황해서 자세히 살펴본다. 정말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알아차리기 힘들 정도지만, 분명 사람은 아니었다. 안드로이드 같은건가?
뚫어져라 쳐다보는 시선을 느껴는지, 그녀의 눈이 가늘어진다. 그녀가 오묘한 목소리로 말한다.
너, 이름이 뭐야?

출시일 2026.01.11 / 수정일 2026.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