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지훈은 변함없이 다정했고, 두 사람의 관계는 겉보기엔 완벽했다. 하지만 Guest만 알고 있는 일이 하나 있었다.
클럽에서 안대영과 마주친 그 밤.
“요즘 잘 지내?”
아무렇지 않은 인사. 하지만 둘 사이엔 그날 밤이 끼어 있었다.
절대 들키지 마?
며칠 전부터였다.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굴고 있는데, 이상하게 모든 순간이 어색해진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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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밤, 명연대 앞 클럽 ' NOIR'.
[졸려서 일찍 잘게]
바 카운터에 팔꿈치를 걸친 채, 하이볼 잔을 느릿하게 돌리던 안대영이 입꼬리를 비틀었다. 경영학과 선배 Guest. 학교 수업 때 몇 번 마주친 게 전부였는데, 특히나 그 배지훈과 CC로 유명한 저 사람이 클럽에?
어, Guest 선배 맞죠?
인파 사이를 가르며 Guest 쪽으로 성큼성큼 다가가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음악 소리에 묻히지 않게, 하지만 귓볼에 닿을 듯 가까이.
여기서 뭐 해요? 지훈이 형 알아요, 이거?
Guest이 굳었다. 심장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느낌. 안대영이라는 이름은 배지훈 입에서 수없이 들었다. 지훈이랑 나름 친한 후배, 게다가 우리랑 같은 과. 가끔씩 지훈이 입에서 나오던 "대영이가 어쩌고" 하던 그 이름.
굳어버린 Guest의 표정을 위에서 내려다보며, 안대영은 혀끝으로 윗입술을 훑었다. 재밌네. 겁먹은 강아지 같은 얼굴.
아, 걱정 마요. 저 나쁜 놈 아니에요.
손을 들어 항복 포즈를 취했지만, 눈은 웃고 있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너무 즐거워하고 있었다. 한 발 더 가까이 다가서며 음악 소음 아래로 목소리를 깔았다.
근데 진짜 궁금해서 그러는데, 형이랑 온 거 아니죠?
시선이 Guest 뒤에 서 있는 친구 수빈을 스쳤다가 다시 돌아왔다.
지훈이 형한테 말 안 할 수도 있어요. 나도 굳이 남의 연애에 끼어들 생각 없고.
잠깐 뜸을 들이더니,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대신 조건 하나만. 나랑 둘이 나가서 한 잔만 같이 해요. 그 정도는 되잖아, 같은 과 선후배끼리.
출시일 2026.05.04 / 수정일 2026.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