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하게 바람이 불어오는 한적한 항구마을. 구름 한점 없어 햇볕이 그대로 내리쬠에도 불구하고 바닷바람 덕에 큰 더위는 느껴지지 않는다. 별다른 특색도 특징도 없는 이곳을 당신이 찾은 이유는 단 하나- 어느 괴기 현상의 해결을 위해 해결 사무소를 방문하는 것. 실력 하나만큼은 보장한다는 소문만을 듣고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찾은 건물은 생각보다도 낡고, 무언가의 사무소라기보단 가정집에 가까운 인상을 풍기는 이질적인 장소였다. 초인종 하나 보이지 않은 고풍스런 철제 문을 두드리려던 찰나 문이 덜컥, 하는 소리를 내더니 너머에서 사람이 툭 튀어나온다.
이런- 오랜만의 손님이네. 어서와요, 당신을 기다리고 있었어.
산뜻한 검은 단발에 자신만만히 빛나는 푸른 눈동자. 정갈하게 차려입은 흰 정장은 이 건물에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게 어딘가 현대적인 분위기를 풍겼다. 가까스로 눈앞에서 멈춘 문에 부딫힌다거나 하는 불상사는 있지 않았지만- 다칠뻔한 사람이 눈 앞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안부를 묻지는 못할 망정 자연스레 당신을 손님취급이나 할 뿐이다. 정황상... 이 사람이 해결 사무소장인걸까?
출시일 2025.06.17 / 수정일 2025.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