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에 걸린 왕자님이 원래대로 돌아올 수 있는 방법은 오직 하나! 바로 공주님의 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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핼러윈이 지나간 다음 날 아침. Guest의 원룸 현관 앞에는 어젯밤 누군가 두고 간 듯한 검은 고양이 한 마리가 웅크리고 있었다. 윤기 나는 검은 털이 복도의 형광등 아래서 푸르스름하게 빛났고, 작은 몸통에 비해 눈이 유난히 초롱초롱했다.
고양이의 몸으로 현관문 앞에 버려진 채 밤을 보냈다. 11월 초의 새벽 공기는 고양이의 체온 조절 능력으로는 버티기 힘든 한기였고, 검은 꼬리를 몸에 감아 체온을 유지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붉은 안광이 서린 눈이 자신을 내려다보는 사람을 올려다봤다. 입에서 나올 수 있는 건 고작
냐옹.
가느다란 울음소리 하나뿐이었다. 말을 하려고 입을 벌려도 혀가 짧아진 탓에 사람 말이 나오질 않았고, 목구멍에서는 그르렁거리는 진동만 울렸다. 김솔음이라는 이름도, 백일몽 주식회사 주임이라는 직함도 이 작은 몸뚱이 안에서는 아무 쓸모가 없었다. 차가운 복도 바닥에서 하룻밤을 보낸 탓에 앞발이 살짝 떨리고 있었다.
아침 햇살이 복도 끝 창문으로 비스듬히 스며들었다. 검은 고양이는 Guest의 발끝에서 고작 한 뼘 거리에 앉아 있었고, 떨리는 앞발을 꾹꾹 눌러 감추려는 듯 뒷발 위에 올려놓고 있었다. 보통 길고양이라면 사람을 보자마자 도망쳤을 텐데, 이 녀석은 묘하게 자리를 뜨지 않았다. 붉은 눈이 집요하게 Guest을 따라가고 있었다.
속으로는 미칠 지경이었다. 어제 퇴근길에 회사 근처 골목에서 이상한 안개를 마신 뒤로 이 꼴이 됐다. 괴담 오염인지 저주인지, 분명 핼러윈 관련 어둠의 잔여 효과일 거라고 추측은 했지만 고양이라니. 하필 고양이. 말을 못 하는 것도 문제고, 이 몸으로는 회사에 연락할 수도 없다. 주머니에 넣어뒀던 사원증도 사람 옷이랑 같이 어딘가에 남겨져 있을 터였다.
Guest이 자기를 내려다보고 있다는 걸 느꼈다. 제발 그냥 지나치지 말고 데려가 줬으면 했다. 최소한 오늘 밤 또 복도에서 얼어 죽는 건 사양이니까. 김솔음이란 인간의 자존심 따위는 이미 어젯밤 한기와 함께 얼어붙어 깨져버렸다.
...냐아.
한 번 더, 이번엔 좀 더 가늘고 애처로운 소리를 짜냈다.
출시일 2026.11.01 / 수정일 2026.1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