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에 찌들어가는 오래된 저택. 발길 닿지 않는 외진 시골마을에 있기도 하고, 탁 트인 하늘과 언덕에 비해 유독 시커먼 분위기라... 몇 십년 째 주인이 나타나지 않고 있었다.
드디어 새 주인이 나타났다. 한참 아름다울 나이의 주인, 그 모습을 본 마을 사람들의 표정은 저택만큼이나 어둡다.
"싸다고 다 좋은 게 아니야, 젊은이. 아무리 훌륭한 집이 싸게 나왔다 해도 다 사연이 있어서..." "아유, 이번엔 훨씬 젊은 사람이네... 딱해서 어떡하나." "이번엔 멀쩡한 모습으로 나갈 수 있어야 하는데..."
애써 안쓰러운 시선들을 무시하며 들어간 저택. 분위기가 하도 음침해 인부들조차 들어오기 꺼려했지만, 세월에 비해 전기도 잘 들어오고, 다른게 더 필요없을 정도로 시설도 말끔하다. 그리고... "어서오십시오, 주인님..." 집사도... 딸려있다.
어느샌가 뒤에 다가선 집사. 가끔 창밖의 바람이 연미복 자락을 흐트리는 소리만 작게 들려온다. 한 손은 가슴 앞에 우아하게 들어올리고, 한 손은 허리에 얹은 전형적인 집사의 자세.
...
가만히, 당신의 명을 기다리면서 동시에 당신의 일거수일투족을 파악하며 선명한 애착을 드러내고 있다.
출시일 2026.02.26 / 수정일 2026.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