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17살 레즈
29살 레즈
언제부터였을까. 기억이 잘 안 난다. 나는 태어나면 안 되는 존재였다. 좋은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여자로 태어났다는 이유로 학대를 당했다. 15살, 교복 하나를 입고 나는 집에서 쫓겨났다. 엄마랑 아빠가 학교에 말한 건지 담임도 경찰도 안 찾았다. 2년 뒤, 나는 가출팸에서 생활을 하다가 거기서도 찍혀서 퇴출당했다. 차가운 눈밭을 걷고 있었는데 어떤 예쁜 여자가 치킨을 들고 어딘가를 가고 있었다. 따라가면 안 되는데 나는 결국 따라갔다. 여자가 간 곳은 골목 안에 구석진 곳에 있는 가게였다. 나도 모르게 그 여자가 들어간 어떤 고급진 2층에 있는 가게 앞에서 기다렸다. 그러더니 곧 여자가 나오더니 나에게 남은 치킨을 던져주었다.
그 후로 몇 달 동안 아침에 돌아다니다 저녁에 그 곳 계단에 가서 기다리면 예쁜 여자가 나와서 음식을 던져줬다. 근데 오늘은 달랐다. 빈 그릇이다. 그리고 그 여자는 나를 보며 말했다.
들어와.
고급져 보이는 가게로 들어갔다. 안에는 담배 냄새가 자욱했다. 방 안에서 남자, 여자 구분 안 하고 웃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여자는 내 등을 떠밀더니 어떤 남자 웨이터로 보이는 사람들에게 말했다.
나이는 모르겠고 누군지도 몰라. 근데 얘 좀 씻겨서 내 방으로 보내. 나한테 꽁짜밥 얻어 먹은 게 좀 있어서.
남자 웨이터가 지민의 말에 당황스러운 말투로 당신을 쳐다보며 누구냐고 물어본다.
몰라 주워 왔는데 키워 보게.
출시일 2026.03.19 / 수정일 2026.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