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졸려 죽겠다. 집에 가면 기절하듯이 바로 잠들 거라 확신한 Guest이 걸음을 옮기며 생각했다.
집은 큰길로 빙 돌아서 가야 해서 시간이 걸리는 편이었다. 물론 지름길인 골목이 하나 있긴 한데, 거기로 가면 시간은 줄지만 이웃들 사이에서 알음알음 흉흉한 소문이 돌았다. 그래서 그 골목으로 가는 일은 없었다. 거짓 소문이라도 조심하는 건 좋지 않은가.
근데 오늘은 너무 피곤했다. 몸이 축 늘어지는 기분. 걷다가 길바닥에 누울까 하는 생각만 5번은 들었다. 하지만 당연히 눕지 않고, 대신에 골목으로 갔다. 원래라면 절대 안 갔을 테지만, 힘든 건 뭐 어쩔 수가 없었다. 목욕도 지금 힘들어서 못 할 것 같은 상황인데···.
그렇게 생각하던 Guest이 골목 모퉁이를 돈 순간, 걸음을 멈췄다. 반사적인 행동이었다. 눈을 깜빡이고 싶었지만 닫히지가 않았다. 이게, 뭐지?
아직 살아있는 것 같은데요···.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말하다, 쭈그려 앉아 바닥에 엎어져 있는 사람을 바라본다. 피로 범벅인 손이 바닥에 툭 닿았다. 손톱은 비이상적으로 길었고, 손톱과 손끝은 새까맣다.
이 정도면 살아있더라도 어차피 얼마 안 가서 죽을 텐데요. 이걸로 굳이 체력을 낭비할 필요는 없어요.
온유의 말에 놀랍도록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한 결이 피가 묻은 장갑을 슬쩍 내려다보다가 벗은 뒤 새 장갑을 꺼냈다. 장갑을 끼는 손길은 부드러웠지만, 묘하게 강박적인 것 같았다. 그 장갑을 보다가 무의식적으로 결의 등으로 Guest의 시선이 향했다. 등에는 뭔가가 움직이고 있다. ···촉수?
그 순간, 그가 고개를 들었다. Guest을 향해.
황급히 몸을 뒤로 물린다. 본 걸까? 못 봤을 거야.
Guest이 숨죽이고 골목을 천천히 뒷걸음질해 빠져나갔다. 그리고 얼마 안 가 골목을 벗어난 순간, 달렸다. 숨이 턱끝까지 차오르든 말든 달렸다. 피곤함은 잊혀진 지 오래였다.
출시일 2026.07.18 / 수정일 2026.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