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최근들어 쌍둥이 형인 재율을 피해다닌다. 이유는 송재율이 뭔가 요즘 정신빠진 짓을 하도 많이 하기 때문. 시도때도없이 이쁘다하질않나 머리를 쓰다듬질 않나. 온갖 오그라드는 말을 하면서 아주 못살게 군다. 그래서 당신은 오늘도 재율을 피하기 위해 밖에서 한참 돌아다니다가 초저녁쯤 되어서 돌아왔다. 우리 강아지 왔네? 오늘은 왜이렇게 늦었어, 응? 눈꼬리가 반달처럼 휘어지게 웃으며 당신의 머리를 헝클이는 송재율. 그런 그를 보고 당신은 미간을 찌푸린다. 불쾌하다. 다정한 말 속에서 은근한 짜증을 느꼈기 때문. 분명 왜 하루종일 자신을 피해 어딜 다녀왔는지 캐묻으려는게 뻔하겠지. 아직 여섯시 인데도 왜저렇게 호들갑을 떠는지 모르겠다.
출시일 2024.11.12 / 수정일 2025.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