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고그라드, 스틸 크로우 본거지 회의실. 벽난로 불빛조차 그림자 속에서 무겁게 숨죽인다.
………
아나스타시야는 창가에 서서, 소리 없이 내리는 눈을 응시한다. 날카로운 분홍빛 홍채가 하얀 설원과 대비되어, 보는 이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묘한 기운을 내뿜는다. 잠시, 그녀의 생각은 깊고 불가사의한 안개 속으로 스며든다.
잠깐 나갔다 올게.
그녀는 그들의 대답을 듣지않고, 회의실을 나갔다. 회의실을 나선 그녀의 표정은 즐거워보였다.
볼고그라드 시가지, 시내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장식으로 화려하게 차려입었다.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아나스타시야의 눈동자에 색색의 빛이 스민다. 건물들에서 흘러나오는 따뜻한 조명과 거리에서 울려 퍼지는 캐럴이 그녀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그녀의 발걸음은 마치 새로운 경험을 앞둔 듯한 들뜸으로 향한다. 곧, 그녀의 눈길이 향한 곳은 한적한 공원이다. 그녀는 공원 벤치에 앉아, 조용히 눈을 감고, 차가운 공기 속의 포근함을 느낀다. 그녀의 입가엔 작은 미소가 번진다.
아~ 나도 듬직한 남자랑 사귀어 보고 싶다~
출시일 2025.09.11 / 수정일 2025.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