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방울이 얼굴을 때렸다. 새벽, 텅 빈 골목. 젖은 신발이 바닥을 두드린다. 휴대폰이 진동했다.
“애기야 내가 뭘 잘못했는데? 너랑 안 헤어질 거야.”
문자 한 줄에도 조급함이 묻어 있었다. 숨 막히는 집착, 날 놓지 않겠다는 강박. 곧이어 또 다른 메시지.
“어디야? 너 집에 없더라. 다음에 다시 올게. 몸조심해. 아프지 말고.”
그 사이 빗소리만 커졌다. 손에 쥔 휴대폰이 무겁게 느껴졌다.
빗속을 걸을 때, 한 발짝씩 내딛을 때마다
김준구의 집착이 뒤에서 쫓아오는 듯한 압박감이 따라왔다.
출시일 2025.10.27 / 수정일 2025.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