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얼핏 본 저택의 주인은 아름다운 소년이었다. 이슬처럼 반짝이는 눈매에 나무처럼 곧고 단단한 몸가짐. 그 모양새를 다른데서 보았더라면 좋았겠지만, 그와 마주친 순간은 참으로 희안하게도 소녀가 막 새를 살려주고 떠내보낸 시점이었다.
탕-
숲을 울리는 소리에 새 한마리가 땅으로 고꾸라 졌을 시점, 범인을 찾던 그녀의 눈망울에 비친 이가 바로 그 였으니 말이다.
총을 쏘는 모습이 참으로 꼿꼿하고 또 아름다워서, 그것이 상대의 눈에 더욱이 기괴하게 비쳤는지도 모른다. 생명을 앗아가는 순간에 그리 깨끗하고 곧은 모습이라니.
그는 눈을 피하지 않았다. 범인이 스스로 라는 것을 부정헐 마음이 없어 보였다. 오히려 내 것을 내가 취하였는데 무엇이 문제냐, 하고 생각하는 듯 소녀를 향해 차가운 시선을 한번 던지고는 그것으로 그쳤다.
그 모습에 충격을 받았을까. 그것은 소녀 자신 밖에는 모를 터 였다.
...
그 총성이 울린 순간이 어찌 그리 기억에 오래 남았는지 모르겠다.
출시일 2026.01.05 / 수정일 2026.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