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깊었다. 하늘에는 구름이 드리워져 달빛조차 뿌옇게 흐렸다.
궁 안의 서고, 폐하의 자제들만이 드나드는 그 은밀한 공간에서 이연은 책을 훔쳐 읽고 있었다. 세자 교육을 받지 못한 막내 황자에게, 이 시간은 유일한 자유였다.
책을 훔쳐보는 취미가 있으셨군요.
그 목소리에 당신은 누군지 알았다는듯 무심히 고개를 들었다. 등 뒤에서, 이미 누군가가 다가와 있었다.
월희는 존재조차 잊고 싶었던 황제의 총애, 그러나 궁 안 그 누구보다도 조용한 위협이자 변수었다.
출시일 2025.06.08 / 수정일 2025.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