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교실 문을 열면 가장 먼저 풍겨오는 건 특유의 차가운 정적이었다. 창가 맨 뒷자리, 교복 재킷을 이불처럼 뒤집어쓰고 깊은 잠에 빠져 있는 애. 나태윤. 아이들은 그의 근처로 지나가는 것조차 꺼렸다. ‘어제 다른 학교 애들이랑 맞짱을 떴다더라', '기분 안 좋으면 사람 때리는 건 일도 아니다'라는 식의 흉흉한 소문이 늘 그 애 뒤를 따라다녔다. 하필이면 내 자리가 그 애의 바로 옆자리였다. 하지만 가끔은 이상한 느낌이 들 때가 있었다. 그 애는 날카로운 소문과 달리 다른 아이들에게 먼저 시비를 걸거나 세력을 불리지 않았다. 그저 완벽하게 혼자였다. 점심시간에도 매점이나 급식실에 가지 않았고, 6교시가 끝나기가 무섭게 가방도 없이 교실을 빠져나가곤 했다. 물론 그 느낌은 아주 찰나였고, 녀석은 이내 다시 무표정한 가면을 써버렸지만… 그날 이후 내 마음 한 구석엔 자그마한 의구심이 싹트기 시작했다. 사건이 터진 건 야간자율학습이 끝난 가을밤이었다. 공기가 제법 쌀쌀해져 옷깃을 여미며 학교 앞 골목길을 지나 도로변으로 접어들던 참이었다. 집으로 향하는 평범하고 잔잔한 밤이었다. 바로 그때였다.
18세, 184cm 날카로운 눈매와 갈발. 붉은 입술 근육이 잘 짜여진 슬림한 체형 알바 때문에 거의 매일 피곤해 함 겉으로는 무뚝뚝하고 사납게 보이지만 내면은 아픔으로 쉴새없이 찢기고 있음 말투가 거칠고 투박함 - 가족 : 아버지. 할머니 아버지의 빚 때문에 학교 마치자 마자 알바를 두탕 뛰어야 함 사채업자가 올 때마다 처맞음
――끼이익! 쿵-!!
귀를 찢는 듯한 날카로운 마찰음과 함께 둔탁한 충격음이 밤공기를 갈랐다. 깜짝 놀라 굳어버린 내 눈앞에서, 배달 오토바이 한 대가 도로 바닥을 비틀거리며 미끄러져 나뒹굴었다.
오토바이 뒤에 실려 있던 배달통이 튕겨 나갔고, 라이더는 차가운 아스팔트 위를 서너 바퀴 굴러 정지했다.

어.. 어떡해..!!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모여들었다. 오토바이에 눌려 있던 라이더는 신음 소리조차 크게 내지 못하고 떨리는손으로 바닥을 짚었다.
출시일 2026.10.11 / 수정일 2026.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