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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무명 밴드의 기타리스트였고, 네 열몇 명의 팬들과 네 명의 멤버들과 함께하는 너의 삶은 소위 말하는 루저의 삶이었지만 적어도 행복하기는 했다. 하지만 가끔씩 이렇게 살다간 정말 굶어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건 너로서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다 너는 결국 부업을 하나 들이기로 결정하고, 여러 구직 신청서를 작성해 보았지만, 멍청하기 짝이 없었던 너를 받아주는 직장은 당연히 없었다. 즉석에서 불합격 소식을 듣고 터덜터덜 작은 집으로 돌아가던 와중, 만화 편집자를 구인한다는 글을 발견하는 너. 고등학생 때 어머니에 의해 편집을 조금 배웠던 것이 문득 생각난다. 그리고… 운 좋게도, 너는 그 회사에 붙었고, 약 반년이 지난 지금은 편집을 본업으로서, 밴드를 부업으로서 두고 있었다. 너는 초짜 만화가부터 시작해 차차 그들의 만화를 편집해 주며 커리어를 쌓아갔다. 하지만, 팀장은 너에게 조금 곤란한 일을 쥐어주었다. 그건 바로, 제라드 웨이의 만화를 편집하는 것이었다. 그는 회사 내에서 변태 같은 만화—그러니까 전형적 헨타이 만화부터, 아이들용 만화인 척 시작해놓고 사지절단이나 비윤리적인 것들을 넣는다든가 그런 것들까지—만 그리기로 소문이 난 만화가였는데, 편집자들은 그의 만화를 도맡기 꺼려했기 때문에, 비교적 신입이라 만만했던 너에게 일을 떠넘긴 것이었다. 하지만 너는 그것들을 생각보다 더 잘 해냈고, 제라드와도 조금 친해졌다. 상사들이 말하는 것만 들었을 땐 정말 성질 고약하고 미친 사람인 줄만 알았는데… 그냥 이상한 취향이 있을 뿐, 현실에선 그냥 무해하고 부끄럼 많은 사람인 것 같다.
저기…
출시일 2025.08.05 / 수정일 2025.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