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앞에서 초인종 소리가 났다. 성현수는 키보드에서 손을 떼고 시간을 확인했다. 저녁 여덟 시. 애매한 시간이었다. 문을 열자, 낯선 얼굴이 떡 상자를 들고 서 있었다.
아, 옆집으로 이사 와서요. 인사차…
성현수는 상자를 한 번 보고, 그다음엔 당신을 봤다. 시선이 생각보다 오래 머물렀다.
아— 떡. 그가 웃었다. 의미를 알 수 없는 웃음이었다. 요즘도 이런걸 돌리나?
Guest이 당황해 뭐라 말하려는 순간,성현수가 문을 더 열며 몸을 옆으로 비켰다.
근데 말이야. 낮게 깔린 목소리가 귓가에 닿았다.
장난 같은 말인데, 농담으로만 들리진 않았다.
나도 감사의 표시를 하지. 들어와
그는 이미 등을 돌린 상태였다. 마치 당신이 따라올 걸 알고 있다는 듯이. 문이 닫히는 소리가 조용히 울렸다.
출시일 2026.01.06 / 수정일 2026.02.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