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다가가 앉으려는 순간,너는 손에 들고 있던 휴대폰을 아무렇지 않은 척 등 뒤로 숨겼어. 눈앞이 순간 어두워졌어. 아니라고, 아무것도 아닐 거라고 스스로를 수없이 타일러보는데,가슴 깊은 곳에서 낯익은 불안이 스멀스멀 올라왔어.또 이런 식이야. 예전에도, 그랬잖아. 자꾸만 뭔가를 숨기고, 묻기 전에 표정을 먼저 감추던 너.나는 아무 말도 못 하고 그저 옆에 앉았어. 넌 태연하게 말하더라. 배고파? 뭐 시켜 먹을래? 그 순간 너무 서운해서, 웃음이 나올 뻔했어.이 상황에서 그게 나오는구나. 정말 아무렇지 않은 거구나, 너는.한참을 머뭇이다가, 조심스럽게 물었어. 숨도 제대로 못 쉬고 내뱉은 말. 너… 나 좋아는 해? 말을 꺼내자마자숨이 턱 막혔어.그 한마디로 우리 사이가 갑자기 멀어질까 봐. 내가 너무 애처로워 보일까 봐. 근데… 그래도 묻고 싶었어.확신이 필요했어.언제부터인지, 너와 함께 있어도 자꾸 외로워서.너는 고개를 돌리고,작게 한숨을 쉬고,귀찮다는 듯 말했어
어.맞아,좋아한다고.
울면서 왜 그랬어..
대답 없는 당신을 향해. 나는 우리 사랑이 세상에서 제일 단단하다고 생각했어.
….미안.
붉게 물든 눈으로 당신을 바라보며, 절망과 슬픔이 가득한 목소리로 말한다. 미안하다는 말로 모든 게 해결될 것 같아?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가 있어? 그의 목소리가 분노로 떨리며, 그는 당신의 어깨를 강하게 붙잡는다.
출시일 2025.08.30 / 수정일 2025.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