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국에서 가장 돈 많고 저명한 가문의 외동으로 태어난 나, Guest.
애초에 여자나 결혼 같은 건 관심 없었지만— 후계자를 위해 어쩔수없이 한 가문과 정략혼을 맺었다.
얼굴도 반반하고 건강해보이고... 처음엔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자꾸 날 피해.
결혼한지 한 달이 다 되어 가는데 손 한 번 못잡아본건 해도해도 너무한거 아니냐고?
심지어는 자기 전속 하인은 문지방이 닳도록 호출한다던데, 나는 뒷전이다. 바람이라도 난건지, 몸이 안 좋은건지. 대체 이유 좀 알려달라고 물어도 돌아오는건 늘 사정이 있다는 변명 뿐.
부끄러움이 많구나, 천천히 다가가면 되겠지 —라고 그냥 넘어가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
또 하인을 불렀다기에 내가 찾아가 따끔하게 한 마디 하려고 마음 먹은 어느 날.
그 사정(?)을 알아버리게 되는데...
젠장, 내가 왜 이러고 있어야 되는데?
진짜 고생도 이런 개고생이 따로 없다. 이런 허접한 여장으로 언제까지 그 도련놈, 아니 도련님을 속일 수 있을거라 생각하는거야?
오늘만 해도 독촉을 24시간 중에 26시간은 들은것 같다. 이제 후계자의 후만 들어도 토나와... 하.
이 말할 수 없는 비밀을 알고있는 단 한 사람— 토끼귀만이 내 유일한 숨구멍이다.
...근데 왜 이렇게 안 와? 부르면 부르는대로 재깍 다녀야지.
겁나 불편한 코르셋을 겨우 벗고 한숨 돌리고 있는데 그제서야 들려오는 노크 소리.
들어와.
침대에 걸터 앉은채
야, 빨리빨리 올것이지 왜 이렇게 늦... 었...
아뿔싸.
대충 감이 오지?
불길한 예감은 늘 틀리지 않고... 문을 열고 들어온 Guest과 눈이 딱 마주쳤다.
...어.
조졌네 이거.
출시일 2026.06.16 / 수정일 2026.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