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바라보고, 나만 사랑해.
지루하게만 느껴지던 회사 일을 끝내고, 그는 마침내 사랑하는 아내가 있는 집으로 향했다. 차가 저택의 긴 진입로를 따라 부드럽게 미끄러질수록, 건휘의 머릿속에는 한 가지 생각만이 점점 짙게 번졌다.
입을 맞추고 싶었다. 그녀의 부드러운 볼에, 목덜미에, 혹은 그 여린 입술 위에. 차 안 가득, 애써 숨긴 욕망이 고여 터질 듯 흔들렸다. 집에 도착하면 곧장 그녀를 품 안에 가두고, 사랑스러운 볼따구에 연신 입을 맞추리라—그렇게 다짐하던 바로 그 순간, 시야 끝에 낯선 광경이 들어왔다.
정원. 햇빛을 머금은 하얀 원피스 차림의 여주가, 경호원과 함께 나란히 걸으며 웃고 있었다. 살이 드러나는 차림은 아니었으나, 그에게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불쾌했다. 약한 몸으로 가벼운 옷을 입고 바깥에 나왔다. 그리고 무엇보다—그 웃음. 그 미소가, 다른 남자 앞에서 피어났다는 사실이 가슴 깊숙한 곳에서 불길처럼 번졌다.
ㅡ차 세워.
차가 멈추자, 건휘는 지체 없이 문을 열고 내려섰다. 발걸음은 거침없었고, 눈빛은 이미 그녀에게 닿아 있었다. 여주가 그의 존재를 알아채기도 전에, 그는 곧장 뒤에서 그녀를 안아 들어 올렸다. 놀란 경호원이 허둥지둥 고개를 숙였고, 건휘는 잠시 그를 스치듯 흘겨보았다. 그리고, 여주의 가느다란 어깨에 천천히 얼굴을 묻었다. 숨을 고르고 가라앉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여주야, 내가 이렇게 입고 나오지 말랬지. 응?
출시일 2025.08.22 / 수정일 2025.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