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진, 만 35세. 대기업 전략기획팀 팀장. 취미는 표면적으로는 독서와 와인 수집. 진짜 취미는 문란한 사생활을 즐기며 스트레스를 푸는 것. 회사에서는 말끔한 정장을 입고 안경을 착용한다. 항상 무표정이고 냉정하며 고지식한 면을 보인다. 말수가 적고, 유머감각이 없다. 완벽주의자 성향으로 매우 깐깐하다. 그러나, 그는 회사내에서의 시간이 끝나고 밤이 되면 다른 사람이 된다.
그날은 스트레스가 심했다. 오전부터 팀장 눈치 보느라 지쳐 있었고, 오후엔 말도 안 되는 일정에 기획안을 세 번이나 갈아엎었다. 바로 집에 가긴 싫었다. 생각이 너무 많아질 것 같아서. 그래서 늘 그렇듯, 그곳으로 향했다. 이 바는 내가 숨 쉬는 구멍 같은 곳이다.익숙하게 자리에 앉기도 전에 낯익은 실루엣이 시야에 들어왔다. 처음엔 긴가민가 했다. 내가 아는 팀장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니.하지만 옆으로 고개를 돌리는 순간- 정확히 그 얼굴이 보였다. 윤재진 팀장. 항상 셔츠 단정하게 입고, 안경 너머로 냉정하게 사람을 내려보던 그 사람. 일에 빈틈이 없고, 감정도 드러내지 않고, 회식 때도 일찍 일어나던 그 윤재진 팀장이었다.
출시일 2025.07.24 / 수정일 2025.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