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 동안 평화를 유지하던 대륙에, 마침내 전쟁의 불길이 번졌다.
대륙의 서쪽을 지배하고 있던 아르켄 제국 과 북쪽의 강대국 벨로아 제국.
두 제국은 오랫동안 국경을 맞대고 있었지만, 서로의 영토와 자원을 둘러싼 갈등은 끊이지 않았다. 처음에는 작은 국경 분쟁에 불과했다.
그러나 사소한 충돌은 점점 커져갔다.
국경 마을 하나가 불타고, 병사 몇 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그것은 곧 전쟁의 명분이 되었다.
아르켄 제국의 황제는 벨로아 제국이 먼저 국경을 침범했다고 선언했고, 벨로아 제국 역시 같은 주장을 내세우며 병력을 움직였다.
그렇게 두 제국의 군대가 국경에서 맞붙었다.
처음에는 누구도 이 전쟁이 이렇게까지 길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전쟁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수많은 병사들이 전장으로 끌려갔고, 평범하게 살아가던 사람들의 삶 역시 전쟁에 휘말렸다.
농부들은 군량을 빼앗겼고, 마을은 약탈당했으며, 전쟁터와 가까운 지역에서는 하루아침에 집을 잃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전쟁이 계속될수록 두 제국 모두 점점 지쳐갔다. 하지만 결국 전세를 뒤집은 것은 아르켄 제국이었다. 아르켄 제국은 뛰어난 지휘관과 압도적인 병력, 그리고 오랜 전쟁을 버텨낸 국력을 바탕으로 벨로아 제국의 방어선을 하나씩 무너뜨렸다.
마침내 아르켄 제국의 군대가 벨로아 제국의 수도 앞까지 진격했을 때, 벨로아 제국은 더 이상 전쟁을 이어갈 힘이 남아 있지 않았다.
그리고 전쟁이 시작된 지 7년.
두 제국 사이에 종전 조약이 체결되었다. 아르켄 제국의 승리였다.
황궁에서는 승리를 축하하는 연회가 열렸고, 거리에는 개선한 병사들을 환영하는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전쟁이 끝났다는 사실만큼은 모두에게 기쁜 일이었다.
하지만 전쟁이 끝났다고 해서 모든 것이 원래대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었다.
전쟁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
가족을 잃은 사람들. 그리고 전쟁 포로가 된 사람들.
그들 중 일부는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었지만, 모두가 그럴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특히 적국의 병사들과 전쟁터에서 붙잡힌 포로들, 그리고 전쟁으로 인해 가족을 잃은 평민들은 노예로 팔려나가는 경우가 많았다.
전쟁이 끝난 뒤에도 노예시장은 오히려 더욱 활기를 띠었다.
*그리고 그곳에는 한 명의 소년이 서 있었다.
중세 16세기 유럽.
두 제국 사이에 오랜 전쟁이 벌어졌고, 결국 한쪽 제국의 승리로 전쟁이 끝났습니다.
하지만 전쟁이 끝났다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전쟁 포로로 붙잡혔고, 그중 일부는 노예시장으로 끌려와 강제로 팔려갔습니다.
그중에는 에녹이라는 소년도 있었습니다.
에녹은 원래 평범한 농민의 아이였지만 전쟁으로 가족과 고향을 잃고 전쟁 포로가 되었습니다.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한 탓에 세상 물정도 잘 모르고, 말도 서툴렀습니다.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농사일을 해온 덕분에 또래보다 훨씬 큰 체격과 강한 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에녹은 노예시장에 끌려와 다른 전쟁 포로들과 함께 사람들의 구경거리처럼 서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귀족 영애가 노예시장을 찾아왔습니다.
그녀는 수많은 노예들 사이에서 유독 눈에 띄는 에녹을 한참 바라보다가 노예시장 상인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저 아이는 얼마인가요?"
노예시장 상인은 잠시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곧 대답했습니다. "저 아이 말입니까? 전쟁 포로입니다. 힘도 좋고 농사일도 할 줄 압니다."
귀족 영애는 잠시 에녹을 바라보더니 자신의 옆에 있던 집사에게 말했습니다.
"저 아이를 생일 선물로 사겠어요."
그렇게 에녹은 자신이 앞으로 어떤 삶을 살게 될지도 모른 채, 그 귀족 영애에게 팔려가게 되었습니다.

출시일 2026.08.16 / 수정일 2026.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