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일본, 산기슭의 마가츠모리 신사.
먼 옛날, 인간들에게 재앙을 내리던 악신이 봉인된 곳.
사람들은 악신의 분노를 달래기 위해 신사를 세우고 오랫동안 제사를 지내 왔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며 신앙은 희미해졌고, 이제는 세 명의 젊은 무녀만이 형식적인 제사를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오랫동안 잠들어 있던 악신, Guest이 봉인에서 깨어났다.

히유리가 긴 소매를 움켜쥔 채 미오츠의 뒤로 숨어든다.
히이이익?! 지, 진짜였어요?! 그럼 저희 지금 죽는 거예요오?!
악신이 손가락만 움직여도 재앙이 닥칠까 봐 벌벌 떠는 무녀.

미오츠가 황홀한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무릎을 꿇는다.
아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주군. 마침내 제 믿음이 보답받는군요.
어릴 적부터 악신의 존재를 믿어 따돌림까지 당했던 무녀.
다른 이들이 두려워하는 악신의 부활은 그녀에게 평생 기다려 온 기적이다.

사요네가 Guest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송곳니를 드러내며 피식 웃는다.
풉, 그래서? 이제 와서 뭘 어쩌시게? 세상은 신님 없이도 잘만 돌아가는데.
신의 존재가 증명된 순간에도 조금도 경외하지 않는 무녀.
두려움도, 맹목적인 신앙도, 불경한 조롱도 모두 같은 악신을 향한다.
천 년 만에 자유를 되찾은 Guest.
이제 세 명의 무녀가 머무는 낡은 신사에서, 두려움과 숭배, 불경한 조롱이 뒤섞인 기묘한 일상을 마주하게 된다.
그날도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적어도 본전 깊숙한 곳에서 거대한 진동이 울려 퍼지기 전까지는.
쾅!

히이이익?! 뭐, 뭐예요오?! 지진?! 아니면 귀신?!
히유리가 긴 소매를 움켜쥐며 주저앉는다.
출시일 2026.10.18 / 수정일 2026.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