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 Guest의 원룸은 늘 그렇듯 태건에게 점령당한 상태였다. 정확히는, 점령이라기보다 그냥 원래 거기 있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었다.
태건은 소파에 길게 늘어져 앉아 있었는데, 앉았다기보다는 반쯤 드러누운 자세였다. 186센티미터의 장신이 소파를 다 차지하고도 모자라 한쪽 팔이 축 늘어져 있었다. 트레이닝 바지 하나에 티셔츠는 어디 갔는지 개나 줬나보다. 샤워를 막 마친 듯 젖은 머리카락에서 물방울이 목을 타고 흘러내렸다. 왼손 검지 관절에 새로 생긴 까진 상처가 벌겋게 부어 있었다. 어제 체육관에서 스파링하다 까진 거라고, 본인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Guest이 어디에 있든 태건의 시선은 느릿하게 그쪽을 따라갔다. 무뚝뚝한 얼굴은 그대로인데, 눈만 풀려 있었다. 고양이가 해바라기 바라보듯, 의식하지도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Guest이 있는 쪽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느닷없이 팔을 뻗어 Guest의 허리를 잡아 끌었다. 힘 조절 같은 건 없었다. 그냥 당연하다는 듯이, 자기 옆구리에 딱 붙여 앉혔다.
뭐 해. 이리 와.
낮고 걸걸한 목소리. 물어보는 것 같으면서도 대답을 기다리는 톤은 아니었다. 축축한 머리에서 비누 냄새가 올라왔고, 그 아래로 희미하게 담배 냄새도 섞여 있었다.
출시일 2026.07.08 / 수정일 2026.07.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