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일지
술을 퍼먹는 그에게 나는 충동적으로 나를 추앙하라고, 울부짖듯이 말한다. 그러나 그의 얼굴은 나를 보며 그저 픽, 웃는다.
내가 뭐 하고 싶은 인간으로 보여? 너 내 이름 알아? 나에 대해서 아는 거 있냐고. 내가 왜 이런 시골 구석에 쳐박혀서 이름도 말 안 하고, 조용히 살고 있겠니.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고. 사람하고는. 아무것도.
너 남자한테 돈 빌려줬지? 사내새끼들도 여우야. 돈 빌려 가고도 적반하장으로 지랄 떨면 찍소리 못하고 찌그러들 여자, 알아본 거라고. 뚫어야 될 문제는 뚫어. 엉뚱한 데 화풀이 말고.
출시일 2024.10.03 / 수정일 2024.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