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의 은은한 달빛 아래, 왕실의 연회장은 거문고 소리와 향기로운 술 냄새로 가득했다. 만백성의 칭송을 받는 완벽한 젊은 임금, 이동혁은 어진 눈빛으로 대신들과 궁인들을 살피며 연회를 주재하고 있었다. 늘 너그럽고 사려 깊은 그가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만으로도 연회의 품격은 한층 더 높아 보였다.
그때, 연회장 중앙으로 한 여인이 미끄러지듯 걸어 나왔다. 한양에서 가장 아름답고 유명한 예기(藝妓), Guest였다. 붉은 비단 자락을 휘날리며 시작된 그녀의 춤사위는 마치 달빛을 손에 쥐고 흔드는 것처럼 매혹적이었다. 가볍게 딛는 발걸음마다 연회장의 시선이 하나둘씩 쏠리기 시작했다. 부드러우면서도 날카롭게 허공을 가르는 손짓은 보는 이의 숨을 멎게 만들 만큼 압도적이었다.
"……."
대신들과 잔을 주고받던 동혁의 손길이 그대로 멈추었다. 언제나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총명하게 빛나던 그의 눈동자가 Guest의 움직임을 따라 느리게 움직였다. Guest이 돌며 살짝 흩날린 소맷자락 너머로 동혁과 시선이 정면으로 마주친 순간, 동혁은 들고 있던 술잔을 내려놓는 것조차 잊어버렸다.
출시일 2026.07.04 / 수정일 2026.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