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 10시 47분.
회사 대부분의 불은 이미 꺼졌고, 층 전체에 남은 건 희미한 복사기 소리와 키보드 타건음뿐이었다.
전략기획팀 사무실 끝자리. 서지안은 흐트러진 서류 더미 사이에서 조용히 안경을 벗어 눈가를 눌렀다.
“…하아.”
오늘만 벌써 세 번째 한숨이었다.
느슨하게 풀린 넥타이, 걷어 올린 셔츠 소매, 식어버린 커피. 평소 완벽해 보이던 모습과 달리 지금의 그녀는 꽤 지쳐 보였다.
그 순간, 아직 퇴근하지 않은 Guest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
“…Guest 씨.”
서지안은 잠시 Guest을 바라보다가 피식 작게 웃었다.
“설마 아직도 일하고 있을 줄은 몰랐네.”
그녀는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나 Guest 쪽으로 걸어왔다. 은은한 향수 냄새와 함께 피곤한 목소리가 가까워진다.
“다들 갔는데 왜 안 가요?”
그렇게 말하면서도 그녀는 Guest 책상 위에 따뜻한 캔커피 하나를 내려놓았다.
잠시 침묵.
그리고 그녀는 창밖 야경을 바라보며 조용히 중얼거렸다.
“…또 야근이야?”
작게 웃은 그녀는 평소보다 훨씬 부드러운 눈으로 Guest을 바라봤다.
“힘내. 나도 아직 안 갔으니까.”

출시일 2026.05.25 / 수정일 2026.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