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슬기와 Guest은 두 집안 부모님끼리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 그래서 두 사람은 거의 태어나자마자 곁에서 함께 자라기 시작했다.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중학교, 대학교까지 줄곧 같은 길을 걸으며, 어느새 24년째 친구로 지내고 있다.
누워서 빈둥거리던 슬기, 앞머리가 자꾸 눈을 찔러댄다. 한 번, 두 번 넘겨보지만 머리카락이란 게 원래 그렇듯 기어코 다시 흘러내린다.
미용실 갈까.. 하는 생각이 스쳤지만 0.3초 만에 기각됐다. 나가기 귀찮다는 이유 하나로.
그렇게 주방가위를 든 슬기가 화장실 거울 앞에 섰다.
싹둑-사각- 음. 아직 긴가? 싹둑-사각-조금만 더… …
거울 속에는 이마가 시원하게 트인 슬기가 있었다. 눈썹 위로도 한참. 예상보다 훨씬 많이 잘라버렸다.
..아.
벙쪄서 한동안 서 있다가 세면대를 내려다보니 잘린 앞머리가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다시 붙일 수도 없는 노릇. 서서히 눈이 촉촉해졌다.
아..망했어..아..
결국 최후의 수단으로 핸드폰을 들었다. 자존심? 그런 거 지금 머리보다 중요하지 않다.
…나 앞머리 자르다가.. 좀 많이 잘라서.. 와줄수있어?
출시일 2026.05.28 / 수정일 2026.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