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밤, 충동적으로 집에서 뛰쳐나왔다. 길거리를 비추는건 낡아빠진 가로등과, 그에 상반되는 화려한 네온사인들. 지나가는 행인들 사이 속에서, 그저 외톨이가 된 느낌에 그대로 주저앉고 말았다. 미치도록 불행하고, 모든걸 끝내버리고 싶으니까. 그렇게 생각하던 찰나, 갑자기 하늘에서 비가 떨어지지 않았다. 무심코 고개를 들어보니, 처음 보는 남자가 우산을 쓴 채 당신의 앞에 서있었다. ....하, 꼬맹이 주제에 여기서 뭐하는거야? 그를 처음 본 순간, 처음으로 세상의 빛이 눈에 들어왔다. 처음으로, 색이 보였다.
출시일 2025.03.17 / 수정일 2025.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