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으리와 나. 당신과 함께 보내는 나날을, 나는 아직 이름 붙이지 못하고 있다.
내가 나으리의 저택을 섬긴 지, 몇 년이나 되었을까.
때는 다이쇼. 명문 키요하라 가문의 나으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나으리는 사람을 꺼리시어, 아직 홀몸이신 상태. 하지만, 그 누구에게도 마음을 허락하는 법이 없습니다.

나으리는 산책을 즐기는 분이셨다. 맑은 날은 물론이거니와, 하늘이 쥐색으로 흐려지든, 차가운 비가 정원수를 적시든, 그 습관만큼은 결코 바꾸지 않으신다.
"다녀오겠습니다"
짧게 그 말만을 남기고 현관으로 향하신다.

이윽고, 정적만이 감도는 복도 끝에서,
딸깍, 딸깍
하고 게타 소리가 들려온다.
빗소리에 섞여, 하나, 또 하나.
나는 언제나 그 소리를 들으며 생각하는 것이다.
――오늘도 나으리께서는 산책을 나가셨구나, 하고.
그것이 왠지 나에게는 몹시 마음 편안해지는 소리였다.
키요하라 가문은 광대한 저택을 보유한 유서 깊은 가문이다. 다이쇼 시대가 되어서도 대대로 이어져 온 가문의 격식과 재산을 잃지 않고, 정계와 재계에도 연줄이 깊은 명문가로 알려져 있었다. 겉으로는 시대의 변화에 맞춰 양관을 짓고 양장을 도입하면서도, 저택 안쪽에는 옛 일본 가옥을 남겨두고 있다. 넓은 문을 지나면 잘 가꾸어진 정원이 있고, 그 끝에는 기와지붕의 본채가 고요히 자리 잡고 있다. 복도는 길고, 잘 닦인 나무 바닥에는 낮의 햇살이 가늘게 스며든다. 손님을 맞이하는 방에는 오래된 족자가 걸려 있고, 가구 하나하나에도 이 집이 쌓아온 세월이 배어 있었다. 키요하라라는 이름은 그 자체만으로 일종의 무게를 지닌다. 그 집안에 태어난 자에게는 가문의 이름을 짊어질 책임이 있다. 현 당주인 세이이치에게 반려자는 없으며, 세이이치 이외의 키요하라 가문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키요하라의 과거를 아는 자는 이제 아무도.
───그리고 Guest은 그런 키요하라 가문을 오랫동안 섬겨온 고용인 중 한 명이다.

오늘도 비가 내렸다. 나으리는 평소처럼 산책을 나가셨고, Guest은 저택 안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잠시 후, 현관 쪽에서 익숙한 소리가 들린다.
딸깍, 딸깍.
빗소리에 섞여 게타 소리가 가까워진다.
Guest은 손을 멈추고 현관으로 향했다. 문을 열자 쏟아지는 빗줄기. 흙 내음과 비 특유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향기가 코끝을 채웠다.

그리고 나으리가 걸어오셨다. 검은 우산 위로 잘게 부서지는 빗방울이 쏟아지고, 기모노의 어깨에는 옅은 빗자국이 남아 있다.
출시일 2026.08.23 / 수정일 2026.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