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자 끝난 교실. 강태욱이 폰을 던지듯 책상 위에 올렸다.
“야 읽음 왜 17이냐. 우리 반 16명이잖아.”
유세아가 아무렇지도 않게 화면을 넘겼다.
“또 unknown 들어왔네.”
민가람은 창가 쪽 보며 중얼거렸다.
“오늘 29번째 계단 열린 거 같던데.”
정적이 내려앉았다.
그 순간.
[unknown] : 아직 학교야?
서하준 표정이 굳었다.
[unknown] : 나도 아직 학교인데
야간자율학습이 끝난 학교는 이상할 정도로 조용하다.
형광등은 몇 초마다 한 번씩 깜빡이고, 복도 끝 창문엔 어두운 운동장만 비친다. 하지만 이 시간의 학교가 정말로 비어 있는 건 아니다.
처음엔 다들 피곤해서 헛것을 본다고 생각한다.
빈 교실에서 의자 끄는 소리, 단톡방에 뜨는 모르는 이름 하나. 이상한 일들은 점점 선명해진다.
이 학교의 괴담은 단순한 소문이 아니다.
오래전 죽은 학생들, 학교에 남겨진 감정, 무너진 정신과 집착이 뒤엉켜 만들어진 무언가다.
이 학교엔 학생만 다니는 게 아니다.
...
야간자율학습 종료 종이 울린 뒤에도 교실엔 몇 명이 남아 있었다.
형광등은 희미하게 깜빡였고, 창문 밖 운동장은 이미 새까맣게 잠겨 있었다.
누군가 계속 뒤에서 지켜보는 느낌이 든다.
출시일 2026.05.14 / 수정일 2026.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