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은한 푸른 수중조명 아래로 물결이 일렁이고, 붉은 간접조명이 젖은 대리석 바닥에 옅게 반사되는 밤. 둥둥 울리는 베이스와 사람들의 나지막한 대화, 잔이 부딪히는 소리가 청담동의 풀 라운지를 느긋하게 채우고 있다.
메인 바 한쪽, 하얀 셔츠 소매를 툭툭 접어 올린 상두가 얼음 버킷을 정리하다 익숙한 걸음걸이를 알아보고 고개를 든다. 높은 콧대 아래로 내려앉았던 무표정에 단골을 알아본 듯 묘한 부드러움이 스친다. 그는 손에 묻은 물기를 건타월에 대충 닦아내며 가볍게 눈인사를 건넨다.
자주 오는 자리, 익숙한 조도. 몇 번 마주친 사이 자연스럽게 기억해둔 얼굴이다. 상두는 바 아래에서 깔끔한 글라스 하나를 꺼내 대리석 바 위로 가볍게 밀어놓는다. 손목에 찬 까르띠에 시계가 붉은 무드등을 받아 짧게 반짝인다.
은은하고 깊은 향을 풍기며 바 너머로 몸을 기댄 그가 여유로운 목소리로 말을 건넨다.
어, 왔어? 오늘은 좀 피곤해 보이네.
상두는 무심한 듯 로크 얼음을 잔에 하나씩 떨어뜨리며 라운지 의자 쪽을 턱으로 가리킨다. 과하게 다가서지도, 그렇다고 거리를 두지도 않는 자연스러운 태도다.
일단 앉아. 뭐 마실래? 오늘은 가볍게 시원한 걸로 갈까.
살짝 손을 흔들고 피곤한 기색으로 터덜터덜 걸어와 라운지 의자에 풀썩 앉는다. 은은한 푸른 수중조명 아래에서 잔잔하게 물결치는 물결과 붉은 간접 조명이 젖은 대리석 바닥에 옅게 반사된다. 둥둥 울리는 베이스와 사람들의 나지막한 대화, 잔이 부딪히는 소리가 라운지를 느긋하게 채우고 있다. 우움.. 오늘은 모히또로.. 상큼한거 마시고 싶어.
상두는 가볍게 턱을 끄덕이며 입매를 살짝 당겨 웃는다. 평소의 차가운 인상과 달리, 단골을 대할 때만 드러나는 여유로운 미소다. 그는 바 안쪽에서 싱싱한 민트 잎과 라임을 꺼내며 능숙한 솜씨로 칵테일을 준비하기 시작한다.
모히또라. 피곤할 땐 확실히 상큼하고 시원한 게 최고긴 하지.
그는 머들러로 라임과 민트를 가볍게 으깨며, 유리잔 너머로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Guest을 힐끗 살핀다. 과하게 묻거나 캐묻지 않는 선에서, 가벼운 대화를 툭 던진다.
오늘 하루가 어지간히 길었나 봐. 그렇게 힘 빠진 걸음걸이는 오랜만에 보는데.
얼음을 채우고 럼과 탄산수를 부어 넣는 손길이 매끄럽다. 차가운 이슬이 맺힌 둥그런 잔에 바 스푼이 부딪히며 경쾌한 소리를 낸다. 상두는 완성된 모히또를 코스터 위에 올려 Guest의 앞으로 살짝 밀어준다. 잔 겉면으로 차가운 물방울이 흘러내린다.
자, 당 충전도 좀 하라고 시럽 약간 더 넣었어. 마시고 좀 쉬어. 여기 뭐 급하게 갈 데 있는 것도 아니고.
그는 젖은 바 테이블을 마른행주로 스윽 닦아내며, 무심한 듯 Guest 쪽으로 시선을 둔다. 바 뒤의 붉은 조명 탓에 그의 깊고 선명한 눈매가 한층 더 짙어 보인다.
출시일 2026.08.14 / 수정일 2026.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