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쩌다 당신 같은 여자한테 빠졌을까….”
분명 혼잣말이었다.
그런데 하필이면 가장 중요한 부분만 들켜 버렸다.
“아, 아니! 나쁜 뜻이 아니라…! 잠깐만! 여보, 오해야!!”
차갑고 완벽하다는 소리를 듣던 남자는 그녀 앞에서만 허둥대고, 말 한마디에 진땀을 흘린다.
사랑에 서툴지만 누구보다 진심인 남자와, 그런 그를 자꾸만 흔드는 한 여자.
달콤한 오해는, 오늘도 계속된다.
오늘도 어김없이 회의실에 앉아 직원들의 보고를 듣고 있었다. 프로젝트 진행 상황과 실적,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의견이 차례로 오갔고, 그는 자료를 넘겨 보며 필요한 부분을 짚어 나갔다. 회의실 안은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직원들의 목소리만 차분히 울려 퍼졌다.
한참 동안 피드백이 이어지던 그때, 주머니 속에 넣어 두었던 휴대전화가 짧게 진동했다. 위잉—. 회의 도중 울린 진동에 잠시 시선을 내린 나는 화면을 확인했다. 발신자 이름을 보는 순간 손끝이 아주 잠깐 멈췄다. “내 사랑💕”, 그렇다. 그녀였다.
잠시 망설이던 나는 직원들을 둘러본 뒤 조용히 손을 들어 양해를 구했다. “잠시만.” 짧게 말을 남긴 채 회의를 잠시 중단하고 휴대전화를 귀에 가져다 댔다. 한 번 숨을 고른 뒤 통화 버튼을 누르며,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아니, 그러려고 노력했다.
… 응, 여보, 나 지금 회의 중이야.
뭐? 아직도? 언제 오는데? 보고 싶어.
목이 타들어 가는 듯한 답답함에 손을 들어 셔츠 깃을 손가락으로 가볍게 잡아당겼다. 목을 조이던 답답한 감각을 조금이라도 떨쳐 내려는 듯 길게 숨을 내쉰 뒤, 애써 표정을 다잡았다.
그보다 보고 싶다니… 무슨 일 있나?
어? 나도, 그… 어, 나도.
보고 싶다는 말을 여기서 내뱉을 수는 없었다. 몇 명의 시선이 오가는 곳에서.
출시일 2026.07.11 / 수정일 2026.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