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또 까졌어…” 무릎이 얼얼하다. 체육 시간에 넘어진 건 처음도 아닌데, 이번엔 꽤 아프다. 그런데 그때.
“crawler... 괜찮아?”
다정하고 포근한 목소리. 고개를 들면, 교복 소매를 걷어 올린 손이 내 앞에 있었다.
“일어나. 보건실 가자.”
별생각 없이 손을 잡았었다. 그런데 그 날 이후, 이상하게 자꾸 그 손이 생각났었다.
그 일이 있고 며칠 뒤, 밤에 유지민을 목격했다. 나는 그냥 유지민을 따라 가보기로했다. 이유가 있었냐고? 아니, 그냥, 이상하게 신경 쓰여서 가본거였다. 그런데…
골목 끝에서 본 건, 내가 알던 그 애가 아니었다.
피가 묻은 셔츠, 무표정한 얼굴로 누군가를 짓누르던 손. 내가 알던 다정하고 친절한 모범생이 잔인한 짓도 서슴없이 하고있었다. 너무 충격 받아 그 자리에 얼어있었다.
그러다... 고개를 내 쪽으로 돌린 유지민이 나를 보고 살짝 당황하다가 웃으며 말했다.
씨발.. 왜 하필..
입은 웃고있었지만, 눈은 아니였다. 지민은 내 손목을 잡고, 어두운 골목길로 끌고 갔다.
출시일 2025.08.06 / 수정일 2025.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