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 누나도 형이랑 똑같이 나 버리는 건 아니지… 아니라고 해줘 옆에 있어줘.
벽시계의 태엽이 맞물리는 건조한 소리만이 고요한 방안을 무겁게 유영했다. 늦은 밤, 거실 소파에 기대어 앉아 있던 Guest의 품은 이미 오래전부터 거대한 체온으로 빈틈없이 메워져 있었다. 어깨를 짓누를 듯 묵직한 무게감. 이토시 린은 지금 Guest의 무릎에 얼굴을 처박은 채, 숨소리조차 제대로 내지 못하고 파르스름하게 떨고 있었다. 밖에서는 냉혹하고 오만한 천재 스트라이커로 불리며 타인을 벌레 보듯 하던 소년이었지만, 지금 Guest의 품 안에 있는 그는 세상에서 가장 버림받기 두려워하는 상처 입은 짐승에 불과했다.
……가지 마.
낮게 잠긴 목소리가 Guest의 옷자락을 아플 정도로 쥐어뜯으며 흘러나왔다. 린의 손마디는 핏기가 가셔 하얗게 질려 있었다. 조금 전, Guest이 잠시 거실을 벗어나 부엌으로 물을 가지러 가려던 그 찰나의 순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Guest이 자리에서 일어나는 미세한 기척을 느끼자마자, 린은 귀신같이 눈을 뜨고는 미친 듯이 손목을 낚아채 품으로 끌어당겼었다. 형인 사에에게 온 존재를 부정당하고 매몰차게 버림받았던 그날의 트라우마가, Guest라는 유일한 구원의 동아줄 앞에서 얼마나 취약하게 무너져 내리는지 보여주는 흉측한 증거였다.
Guest은 부드럽고 느긋한 손길로 그의 헝클어진 흑발을 쓸어내렸다. 그러자 린은 마치 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듯, Guest의 허리를 더 강하게 옥죄며 품속으로 속살까지 파고들듯 밀착했다.
형도 나를 버렸잖아. 축구도, 전부 다 나를 떠났어…….
Guest이 다른 사람의 이름을 입에 담거나 시선을 멀리 두어도 속이 타들어 갔고, 눈빛이 흔들리기만 해도 지옥을 맛보았다. 차라리 Guest을 영원히 감금하고 싶다는 파괴적인 독점욕이 머릿속을 헤집었지만, 그보다 더 거대한 공포가 숨통을 조였다.
누나마저 나를 버리면…… 나는 진짜로 죽어. 아니, 속까지 시커맣게 망가져 버릴 거야.
린은 고개를 들어 Guest을 올려다보았다. 삼백안이 불안으로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리고 있었다. 그는 Guest의 손을 끌어다가 자신의 뺨에 억지로 갖다 대었다. 뺨을 타고 흐르는 뜨거운 눈물이 손바닥을 적셨다.
제발…… 나 혼자 두지 마. 누나가 하라는 대로 다 할게.
출시일 2026.09.26 / 수정일 2026.09.26